[이데일리 이학선 기자] 한국은행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대규모로 유입되고 있는 외국인의 채권투자자금이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확대시키고, 대내외 충격이 발생할 경우 자금이 일시에 빠져나가는 등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고 4일 경고했다.
한은은 이날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외국인 채권투자 확대로 외국인들의 가격변수에 대한 영향력이 과거에 비해 커진 가운데 금융시장간 연계성도 강화되고 있어 향후 외국인 투자자금이 금융시장의 변동성을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최근 외국인은 장기 국고채를 집중 사들여 장기간 보유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환율이 하락하는 등 외환시장에 대한 영향력이 한층 커졌다는 것이다.
한은은 "특히 금융시장간 연계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대내외 충격 발생으로 채권자금이 일시에 유출될 경우 금융시스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이 더욱 커질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평상시 채권투자자금은 유출입 변동성이 작은 편이나 투자수익률이 거시경제상황에 밀접하게 연계돼 있고, 만기시 일시에 유출이 가능해 주식투자자금에 비해 대내외 충격 발생시 자금이 집중적으로 유출될 위험이 더 크다는 분석이다.
한은은 "다른 나라의 경우에도 외국인 채권투자자금은 평소 꾸준히 유입되다가 위기시 일시에 이탈하는 행태를 보였다"며 "특히 유동성이 풍부하고 자본유출입이 활발한 국가들을 중심으로 이러한 경향이 강해 금융시스템의 불안을 증폭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한은은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의 과도한 유입을 완화하고 급격한 유출에 대비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중 일부가 원화절상 기대하에 유입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환율전망이 일방향으로 형성되지 않도록 유의하면서 거시정책을 운용하고 적정수준의 외환보유액 유지 등 외환건전성 제고 노력도 강화해야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