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강종구기자] 뉴욕 증시는 지난해 9.11테러 수준을 위협하고 있는 반면 채권시장은 활황을 누리고 있다. 미국 경기회복이 불투명하다는 우려와 주식시장의 약세로 인한 반사이익을 보고 있는 셈이다.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고 있는 주가만 보자면 채권시장의 랠리는 멈출 것 같지 않다. S&P500지수는 지난주 주간단위로 9.11테러 이후 최대 낙폭인 13%의 하락률을 보였다. 반면 10년물 재무부 채권 수익률은 지난 19일 4.73%까지 하락(채권값은 상승), 지난해 12월 4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러나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2개월 반에 걸친 채권수익률 하락세가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 같은 주장은 그동안 채권수익률이 내릴 만큼 내렸고 올해 하반기 이후 경기회복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을 배경에 깔고 있다. 경기회복이 가시화될 경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단기금리를 올릴 것이란 기대가 커지면서 채권수익률의 추가하락도 제한된다는 것.
아메리칸센트리인베스트먼트의 채권매니저 봅 가하간은 "재무부 채권의 수익률이 바닥수준에 근접해 있다"며 "연말이 다가올 수록 경제가 회복을 보이고 주가하락도 저지되면서 재무부 채권의 수익률이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회사는 채권수익률 상승에 대비해 펀드내 2년물이나 5년물 등 단기 재무부 채권의 비중을 벤치마크보다 늘려 놓고 있다.
연준리의 계속된 금리인하 효과가 경제에 반영될 때가 됐다는 주장도 이 같은 가능성을 뒷받침하고 있다. 메릴린치증권의 채권 펀드매니저 패트릭 맬더리는 “연준리가 콜 금리를 내리기 시작한 지 18개월이 지났다”며 “낮은 이자율의 혜택이 경제에 나타날 때가 됐으며 경제가 회복될 경우 10년물 재무부 채권 수익률은 연말에 5.5%까지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블룸버그 서베이에 따르면 25일 발표되는 1분기 경제성장률 최종집계치는 종전 발표와 동일한 5.6%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경제가 이 정도의 빠른 성장세를 보인 것은 2000년 2분기 이후 처음이다. 또한 최신 불루칩 이코노믹 인디케이터스 서베이에 따르면 2분기 경제성장률은 2.9%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 상무부가 발표하는 신규주택판매도 4월 연간 91만5000건에서 92만건으로 늘어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미 연준리가 콜금리를 빠른 시일 내에 올릴 것이란 예상은 그리 많지 않으며 이로 인해 채권강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보는 투자자들도 없지 않다. 블룸버그 서베이에 따르면 22명의 은행 전문가중 19명이 연준리가 9월까지는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스트렁가번먼트시큐러티의 채권펀드매니저 아쇽 바티아는 “주가가 계속 떨어지고 있고 인플레이션률도 낮기 때문에 콜 금리는 현수준을 유지하거나 더 내려갈 수도 있다”며 “재무부 채권 수익률은 더 내려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채권수익률 하락에 대비해 펀드내 편입채권 듀레이션을 벤치마크보다 길게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