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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레바논 워싱턴서 회담 재개…이란·미군 또 충돌, 중동 '시계 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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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성훈 기자I 2026.06.03 10:22:30

美 중재 4차 협상…철군·헤즈볼라 무장해제 담판
이란, 쿠웨이트·바레인 또 공습…美 케슘섬 보복
IRGC "초기 대응뿐, 더 강력한 보복" 예고
美국무 "문제는 헤즈볼라"…협상 무산 우려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이스라엘과 레바논이 미국 워싱턴에서 미국의 중재로 평화 협상을 재개했다. 하지만 소식이 전해진 뒤 이란혁명수비대(IRGC)와 미군이 또다시 무력충돌하며 긴장감을 높였다. 중동 정세는 여전히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1일(현지시간) 이란 남부 반다르아바스의 호르무즈 해협에 접한 수루 해변 앞바다를 선박들이 항해하고 있다. (사진=AFP)
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예키엘 라이터 주미 이스라엘 대사와 나다 하마데 모아와드 주미 레바논 대사는 이날 오전 미 국무부 청사에서 회담했다. 양국의 직접 대화는 지난달 14∼15일 이후 네 번째로, 이번 협상도 이틀간 진행된다. 미국은 60일에 걸친 단계적 긴장 완화안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체적으로는 이스라엘군이 점령한 레바논 남부에서 철수하고, 그 자리에 레바논군과 유엔 평화유지군이 주둔해 교전 재개를 막는 방안이 거론된다. 이스라엘은 철군 조건으로 레바논 내 친이란 무장단체인 헤즈볼라의 군사조직 해체와 적대행위 재발 방지를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이날 상원 청문회에서 “레바논·이스라엘 정부는 내일이라도 평화협정을 체결할 수 있다. 문제는 헤즈볼라”라며 헤즈볼라가 “이란의 전적인 자금 지원과 통제를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은 레바논·이스라엘 회담을 이란 문제와 분리해 보려 하지만 이란은 이를 모두 섞으려 한다”며, 이란이 헤즈볼라를 배후 조종해 일으킨 갈등을 종전 협상의 지렛대로 삼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협상 재개 소식이 전해진 뒤 이란과 미국의 무력 충돌이 다시 격화했다. 미 중부사령부(CENTCOM)는 이날 이란이 쿠웨이트·바레인 등 역내 주변국에 주둔한 미군기지를 겨냥해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으나 모두 표적을 맞히지 못했다고 밝혔다. 쿠웨이트로 향한 미사일 2발은 도중에 떨어지거나 공중분해됐고, 바레인을 겨냥한 3발은 미군과 바레인군이 요격했다. 중부사령부는 이란이 민간 선박을 향해 쏜 공격용 드론 3대도 격추한 뒤 자위권 차원에서 보복으로 이란 케슘섬의 군 지상 지휘통제소를 타격했다고 전했다.

이란혁명수비대는 쿠웨이트 공격이 미군의 케슘섬 ‘노골적 침략’에 대한 보복이라며 “최소 10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으며, 미국의 바레인 내 5함대 사령부와 공군기지를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또 이번 공격이 “초기 대응”일 뿐이라며 “훨씬 더 강력한 보복 공격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대해 중부사령부는 5함대 사령부와 공군기지가 공격받았다는 이란혁명수비대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이는 그동안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진전을 보일 때마다 이스라엘이 레바논을 공습했던 것과 정반대 상황이다. 이란은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을 휴전 위반으로 간주해 미국과의 대화를 중단하겠다고 밝혔고, 이 때문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격렬한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이스라엘·헤즈볼라와 각각 소통해 교전을 멈추도록 했다며 항구적 평화협정을 희망한다고 소셜미디어(SNS)에 적었다.

그러나 네타냐후 총리는 전날 미국의 중재를 받아들여 레바논과 협상하겠다는 사실을 확인하면서도, 헤즈볼라가 공격을 멈추지 않으면 레바논 남부 작전을 계획대로 지속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에 따라 미국과 이란의 협상 역시 타결이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는 지난 4월에도 미국 중재로 휴전에 합의했지만 이후 교전을 지속해 왔다. 아울러 이란은 협상이 지연되는 이유로 미국에 대한 신뢰 부족, 미국의 모순된 입장,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을 지목해 왔다.

아울러 무장해제 대상인 헤즈볼라는 정작 협상에 참여하지 않은 채 반발하고 있어, 양국 정부가 합의하더라도 ‘반쪽 평화’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CNN은 이날 미국과 이란의 공방을 두고 “휴전이 시작된 이후 가장 심각한 충돌 중 하나”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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