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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번 판결을 두고 “여론·학계·정치·사법계에 불어 닥친 반여성주의 물결이 디지털 성범죄 가해자의 발생 조건을 분석한 논문을 정치적으로 이용, 선동, 공격, 압박하는 데 일조하는 것을 목도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이 부조리한 억압과 폭력이 시대정신이 되지 않도록 끝까지 비판하고 연구할 것”이라며 “이 사태를 ‘여성 억압의 본보기’로 활용하고자 하는 가부장제 자본주의 사회의 폭압성을 명철히 기록하고 분석할 것이다. 역사에 의해 지금의 환란과 부조리가 제대로 평가되길 바란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미래의 여성세대가 반여성주의의 물결에 의해 침묵 속에 고통받고 억압받지 않도록 학자로서 소명감을 가지고 투쟁하겠다”라고도 덧붙였다.
앞서 윤 교수는 지난 2019년 철학연구회 학술지 제127집에 게재한 ‘관음충의 발생학’이라는 논문에서 ‘보이루’를 ‘한국 남아들의 여성혐오 용어 놀이’에 사용되는 단어라고 했다.
특히 윤 교수는 해당 논문에서 “(보이루는) 보겸이란 유튜버에 의해 전파된 용어로 여성의 성기를 뜻하는 단어에 ‘하이루’라는 인사말을 합성한 단어”라고 부연했다.
이에 김씨는 보이루가 자신의 이름인 보겸과 하이루를 합성한 단어이지 여성혐오 표현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이후 그는 지난해 7월 윤 교수를 상대로 1억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김씨는 인사말을 여성혐오 표현으로 둔갑시킨 윤 교수의 논문은 연구윤리 위반이라고도 주장했다.
재판 과정에서 윤 교수 측은 “인터넷 시장에서 특정인들에 의해 사용된 용어를 가져와 논문에 사용한 것이고 원고의 유튜브 내용과 성격이 완전히 무관하다고 볼 수 없다”며 논문 내용이 허위가 아니라는 취지로 반박했다.
그러나 1심은 김씨의 주장에 일부 손을 들어줬다. 서울중앙지법 민사86단독 김상근 판사는 윤 교수가 원고에게 5000만 원을 지급하라며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