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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참패 책임 진 메르켈 "2021년 총선 출마 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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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다슬 기자I 2018.10.30 09:4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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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기자회견 열어 정계 은퇴 계획 밝혀
EU 내 형님 역할하던 獨 리더십 교체에 유럽 정계도 술렁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29일 베를린에서 열리는 아프리카와의 협상 회의를 앞두고 남아프리카 공화국 대통령이 도착하는 것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AFP제공]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고 여당인 기독민주당(CDU)의 당대표직 자리에서도 내려온다고 밝혔다. 최근 치러진 지방선거에서 메르켈 정부의 파트너 정당들이 잇따라 처참한 성적을 받자 이에 따른 정치적 책임을 치른다고 나선 것이다. 유럽연합(EU)에서도 리더 역할을 한 메르컬 총리가 물러난다고 밝히면서 독일은 물론 유럽 정가가 요동치고 있다.

메르켈 총리는 29일(현지시간) 베를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오는 2021년 임기를 끝으로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그는 “우선 12월 초 열리는 기민당 전당대회에서 차기 당 대표직에 재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어 “두 번째로, 이번의 네 번째 총리직이 나의 마지막 독일 총리직이 될 것”이라며 “2021년 차기 총선에 총리직 후보는 물론, 연방 하원의원으로도 출마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이후에는) 어떤 정치적인 자리도 맡으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메르켈 총리는 이에 앞서 기민당 지도부 회의에서 이러한 의사를 전달했다고 현지 언론들은 당 관계자를 인용해 전했다.

지난해 총선 승리로 네 번째 총리직을 맡은 메르켈 총리가 이같은 입장을 밝힌 것은 최근 선거 연패의 책임을 둘러싼 연립정당의 혼란을 가라앉히기 위해서다. 2주 전 치러진 바이에른주 선거에서는 기민당의 자매정당인 기독사회당(CSU)은 이전 선거보다 10%포인트 떨어진 득표율로 과반의석 달성에 실패한다. 전날 헤센주 선거에서도 기민당은 종전보다 11%포인트 떨어진 27%를 득표했다. 난민정책을 둘러싸고 메르켈 정부와 기사당 사이에 불협화음이 발생하고 또 다른 자매정당인 사회민주당(SPD)은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내지 못한 채 끌려다닌다는 비판을 받았다.

급기야는 연정 자체가 흔들리는 조짐도 관측됐다. 안드레아 날레스 사민당 대표는 헤센주 선거 직후 메르켈 총리에게 사민당과 함께하기 위한 정치적 비전을 제시하라고 요구한 것이다.

이에 메르켈 총리는 “정부가 눈앞에 있는 일에 집중하도록 하고 싶다”며 “연정의 전환점을 맞아 우리가 이제 새로운 장을 시작할 시간”이라고 말했다. 연정의 분열을 멈추고 위기에 대응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이는 날레스 대표가 제시한 정치적 비전에 대한 응답이자 정치적 승부수인 셈이다.

그러나 당 대표직을 내려놓을 경우 메르켈 총리의 국정 장악력이 떨어지는 점은 문제다. 당초 메르켈 총리는 원활한 국정 수행을 위해서는 총리직과 집권당 대표직을 겸임해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차기 당 대표가 메르켈 총리와 친밀한 인사라면 이같은 우려도 다소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당장 기민당의 차기 당 대표로 친(親) 메르켈로 분류되는 안네그레트 크람프-카렌바우어 기민당 사무총장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반면 반(反) 메르켈로 분류되는 옌스 슈판 보건장관의 이름도 나오고 있다.

메르켈 총리의 이번 정계 은퇴는 당면한 수순이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4연임에 성공했지만 리더십 붕괴 징조가 뚜렷했다는 것이다. 파이낸셜타임즈(FT)는 “메르켈 총리는 유로존 위기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등 유럽 내 주요 의사결정을 내리는데 탁월한 역할을 했다”면서도 “최근 메르켈 총리는 국내 문제에 휘말려 제대로 된 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EU 내 메르켈 총리의 입지를 고려할 때 EU 정치지형 역시 바뀔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앞서 메르켈 총리는 엠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유로존 내 투자 촉진과 회원국 간 격차 해소를 위해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공동예산을 도입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그러나 독일 내부에서조차도 이같은 의견에 대해 논란이 있는 상황에서 이같은 합의가 계획대로 추진될지는 미지수다.

내년 5월 유럽의회 선거를 시작으로 유럽의회 의장, EU 집행위원장, 유럽 정상회의 상임의장 및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등 EU 주요기관 대표 자리가 공석이 된다. FT는 “이는 메르켈 총리의 영향력에 대한 시험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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