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중국 국경절 연휴(1~7일) 특수에 화장품, 여행사, 항공사 등 수혜업체가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연휴 기간 한국을 방문할 중국인 관광객(유커)들이 풀어낼 자금이 한 달 농사를 좌우할 만큼 막대하기 때문이다. 한국 정부 역시 이에 맞춰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 행사를 시작해 유커들의 소비를 적극 유도하고 있다.
국경절은 중국의 건국기념일로 춘절·노동절과 함께 최대 명절로 꼽힌다. 증시 뿐 아니라 학교·공공기관과 일반 회사들도 휴무에 들어가면서 국내외로 본격 소비 시즌이 펼쳐지는 셈이다. 한국관광공사의 조사를 보면 이달 1~7일 중국인 관광객의 수는 21만여명으로 추산됐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30% 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이미 국내를 찾는 중국인들에 대한 ‘구애’는 시작됐다. 관광공사는 지난달 29일 서울 경복궁에서 중국인 관광객 대상 한국관광 홍보행사를 열었고 3일까지 인천공항 입국장에서의 환영행사를 연다. 서울시는 1~10일 시내 관광명소를 중심으로 외국인 관광객 환대 주간을 실시한다. 3일에는 서울세계불꽃축제도 열린다.
주식시장에서도 유커들의 소비에 따른 업체 실적 개선이 주가에 반영되고 있다. 특히 이들 업체는 올 2~3분기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직격탄을 맞았던 업종에 속해 본격 턴어라운드 기대감도 높아지는 양상이다.
우선 ‘made in korea’ 제품 중 중국인에게서 인기가 큰 화장품업체에 투자자 관심이 높은 편이다. 2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대표 화장품주인 아모레퍼시픽(090430)은 3일째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5월 액면가를 분할한 후 잠시 유지했던 40만원대 돌파도 눈앞에 뒀다. LG생활건강(051900) 역시 3거래일째 오름세다. 조금만 더 오른다면 90만원선도 넘어서게 된다. 에이블씨엔씨(078520)도 이날 11시 4분 현재 1.94% 올라 상승세를 이어갔다.
하나투어(039130)와 모두투어(080160) 주가는 전일대비 각각 3.15%, 3.80% 오른 14만7500원, 3만9650원을 기록 중이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하락세를 보이다가 관광객이 늘어나면서 최근 우상향 추세를 보이고 있다.
관광객을 실어 나르는 항공사 역시 오름세다. 대한항공(003490)과 아시아나항공(020560)은 전날보다 1.88%, 0.19% 각각 오르며 이틀째 상승세를 이어갔다. 특히 단거리 수요가 많은 저비용항공사(LCC)도 수혜업체로 꼽힌다. 상장을 앞둔 제주항공의 주요 주주 AK홀딩스(006840)는 이날 4.07% 올라 4거래일만에 상승 전환했다.
중국인들이 몰리는 면세점·백화점 업체도 국경절 특수를 바라고 있다. 신세계면세점과 백화점을 운영하는 신세계(004170) 주가는 이날 1.24% 오른 원을 기록 중이다. 현대백화점(069960) 역시 소폭 상승세다.
오린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메르스로 줄어든 외국인 관광객 수가 회복 되는 중”이라며 “중국 중추절과 국경절 연휴를 기점으로 침체됐던 유커 수혜주에 대한 관심이 다시 높아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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