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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름 값 걱정 없는 ''하이브리드카'', 선택의 폭 넓어진다

정병준 기자I 2011.10.27 13:07:44

국산 하이브리드 등장으로 소비자 선택 폭 확대
"소비자들 신뢰를 쌓는게 가장 중요한 과제"

[이데일리 정병준 기자] 연일 폭등하는 기름 값 때문에 운전자들의 부담이 늘면서 연비에 대한 중요성도 더욱 커지고 있다.

기름 값 부담은 전 세계 운전자들이 안고 있는 공통된 고민이다. 이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이 치열한 연비 경쟁을 벌이는 이유이기도 하다.

보다 친환경적이면서 기름 값 부담까지 덜 수 있도록 완성차 업체들이 제시한 대안 중 하나가 바로 '하이브리드카'다.

하이브리드카는 말 그대로 휘발유를 사용하는 엔진과 전기모터를 결합한 자동차다. 일반 차와 달리 주행 시 전기 모터와 엔진을 함께 사용해 연료소모를 줄일 수 있다.

최근 들어 국내 시장에도 다양한 '하이브리드카'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수입차 업체들은 물론, 현대·기아차와 한국GM 등 국내 완성차 업체들도 잇따라 하이브리드 모델을 출시하며 새로운 고객층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 현대차 쏘나타 하이브리드

◇하이브리드카 대중화..'국산차가 이끈다'

국내 시장에 하이브리드카가 처음 등장한 것은 2006년도였다.

일본 도요타자동차의 고급 브랜드인 렉서스는 2006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RX400h'를 출시하며 국내 하이브리드카 시장 개척에 나섰다.

이후 렉서스는 2007년 준대형 스포츠 세단 'GS450h'와 대형 세단 'LS600h' 등을 잇따라 출시하며 다양한 모델 라인업을 구축했다.

또 지난 2009년 10월에는 도요타 브랜드를 한국에 론칭하면서 대표 하이브리드 모델 '프리우스'와 '캠리 하이브리드'를 들여와 라인업을 보강했다.

하지만 하이브리드카의 대중화는 만만한 작업이 아니었다. 가격이 비싼데다 하이브리드 기술에 대한 소비자들의 확신도 없어 시장 확대는 좀처럼 이뤄지지 않았다.   

그 틈을 타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보다 대중적인 하이브리드카 개발에 나섰다.

국산 하이브리드카가 처음 모습을 드러낸 것은 2009년 7월, 기아차 포르테 LPi 하이브리드가 출시되면서였다. 현대차는 한 달 뒤 아반떼 LPi 하이브리드를 출시했다.

하지만 국산 하이브리드카의 첫 등장에도 소비자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이 두 차종은 가솔린 엔진을 기반으로 한 수입 하이브리드카와 달리 LPG 엔진을 바탕으로 개발돼 소비자들에게 보편적으로 다가가지 못했던 것이다.

이후 지난 4월 서울모터쇼에서 현대차가 쏘나타 하이브리드를, 기아차는 K5 하이브리드를 선보이면서 하이브리드카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달라지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경쟁력 있는 가격과 함께 국내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중형차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하이브리드 모델이라는 점이 소비자들 마음을 사로잡은 것.

쏘나타 하이브리드의 가격은 3180만~3438만원으로 하이브리드 모델에 주어지는 개별소비세 및 교육세 감면 혜택을 받으면 2975만~3295만원으로 낮아진다.

준중형 하이브리드카인 도요타 프리우스의 국내 판매 가격은 3790만원으로 쏘나타와 비교하면 최대 600만원까지 차이가 난다. 

이 같은 경쟁력을 바탕으로 쏘나타 하이브리드는 판매 첫 달인 지난 6월 1301대가 판매됐고, 7월에는 1500대, 8월 1200대, 지난달에는 911대가 팔렸다.

이런 긍정적인 시장 분위기를 틈타 한국GM도 26일 준대형 하이브리드 '알페온 이어시스트'를 출시하고 오는 11월1일부터 판매를 시작한다.

이번에 새롭게 출시된 알페온 이어시스트는 한국GM의 준대형 세단 알페온에 친환경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한 모델로, 국내 첫 준대형 하이브리드 모델이다.
 
특히 이번 알페온 이어시스트의 출시는 준중형차와 중형차에 국한돼 있던 국산 하이브리드카의 영역을 준대형차까지 확대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알페온 이어시스트도 정부의 친환경차에 대한 세제 지원 혜택에 따라 개별소비세와 교육세를 최대 130만원까지 감면 받을 수 있다.
 
세제 혜택을 적용한 알페온 이어시스트의 판매가격은 디럭스 모델 3693만원, 프리미엄 3903만원으로 수입 준대형 하이브리드 모델에 비해 훨씬 저렴하다.  

◇하이브리드카의 강점은 '연비'..최고 연비車 '프리우스'

소비자들이 직접 체감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카의 경쟁력은 역시 '연비'다. 국산 하이브리드 모델은 가격 면에서는 수입차에 앞섰지만 연비면에서는 다소 뒤쳐져 있다.

국내에 출시된 하이브리드 모델 중 가장 뛰어난 연비를 자랑하는 모델은 '도요타 프리우스'다. 프리우스의 공인연비는 29.2㎞/ℓ에 달한다.
▲ 국내 하이브리드 모델 연비 비교표
그 뒤를 이어 렉서스 CT200h가 공인연비 25.4㎞/ℓ로 2위에 올라 있다.

3위와 4위는 혼다의 차지였다. 혼다 시빅 하이브리드는 23.2㎞/ℓ, 인사이트는 23㎞/ℓ의 공인연비로 각각 3, 4위에 이름을 올렸다.

공동 5위에 오른 쏘나타 하이브리드와 K5 하이브리드는 엔진, 미션 등 외관만 다를 뿐 동일한 파워트레인을 장착한 모델들로, 연비는 21㎞/ℓ다.

지난 6일 혼다코리아가 선보인 스포츠 하이브리드카 CR-Z의 공인연비는 20.6㎞/ℓ, 캠리 하이브리드가 19.7㎞/ℓ로 쏘나타·K5 하이브리드의 뒤를 이었다.

판매를 앞두고 있는 알페온 이어시스트의 공인연비는 14.1㎞/ℓ로 다른 차종에 비해 연비가 떨어진다. 다만 준대형차라는 점을 감안하면 경쟁력은 있다.

◇하이브리드 대중화 위해 '소비자 신뢰' 쌓는다

준중형차부터 스포츠카까지 다양한 하이브리드 모델이 등장했지만 하이브리드카의 대중화까지는 여전히 많은 과제가 남아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적 견해다.

특히 자동차 업체들은 중고차 가격 하락, 비싼 부품 교체 비용 등 소비자들이 갖고 있는 하이브리드카에 대한 불안요소를 없애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이를 위해 완성차 업체들이 선택한 대응책은 차별화된 고객 서비스다.
▲ 한국GM 알페온 이어시스트
현대·기아차는 쏘나타·K5 하이브리드 차종에 들어가는 하이브리드 전용 부품에 대한 보증기간을 6년 12만㎞로 설정했으며, 중고차 보상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한국GM은 알페온 이어시스트 차량에 들어가는 배터리, 모터 등 이어시스트 부품에 대해 8년 또는 16만km의 국내 최장 보증 기간을 적용했다.
 
3년 또는 6만km의 보증기간이 적용되는 일반 승용차와 비교하면 업체들이 제시한 하이브리드 모델의 보증기간은 파격적이라 할 수 있다. 
 
마이크 아카몬 한국GM 사장은 "하이브리드는 신기술"이라며 "소비자들로 하여금 이 신기술을 경험하게 하려면 신뢰가 깔려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그 신뢰를 얻기 위해 서비스에서도 차별화를 추구했다"며 "8년·16만km 서비스 기간은 고객들에게는 보험, 우리에게는 내구성에 대한 자신감"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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