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학선기자] 'SK텔레콤이 KT와 KTF 합병을 모른척해줄 수 있을까?'
KT(030200)와 KTF(032390)의 합병 움직임이 가시화되면서 경쟁사인 SK텔레콤(017670)의 동향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SK텔레콤이 하나로텔레콤(033630)을 인수할 때 KT그룹의 방해(?)가 만만치않았던 터라 SK텔레콤도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SK텔레콤은 14일 서울 보라매사옥에서 정기주총을 열고 김신배 사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했다. 이에 따라 김 사장은 3년 임기로 대표이사를 연임하게 됐다.
김 사장은 연임소감을 묻는 질문에 "많이 지원해달라"고 했다. 통신시장 경쟁이 본격화되면서 발생하는 여러 난관을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의미다. SK텔레콤은 올해 글로벌사업과 컨버전스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모멘텀 확보를 주요 과제로 하고 있다.
그는 특히 KT와 KTF 합병을 경쟁사들도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는 KT 입장에 대해 "글쎄요"라고 말해 묘한 여운을 남겼다.
KT는 현재 KTF와 합병 등 지배구조 개편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지난 3일 취임2기를 맞은 남중수 KT 사장은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고객가치를 높이려면 리스트럭처링(구조변화)이 필요하다"며 "우리가 한다면 경쟁사들도 환영해 줄 것이다. (경쟁사들도) 고객가치혁신을 찬성하는 입장이라 반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김 사장이 "글쎄요"라며 직접적인 언급을 회피한 것은 사실상 KT와 KTF의 합병을 쉽게 용인해줄 뜻이 없음을 시사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실제 SK텔레콤 관계자들은 "인수와 합병은 다르다"며 SK텔레콤의 하나로텔레콤 인수가 KT와 KTF 합병근거로 회자되는 것에 거부감을 나타내왔다.
여기에는 경쟁사에 대한 견제심리와 함께 하나로텔레콤 인수 과정에서 KT그룹이 보인 태도에 대한 섭섭함이 자리잡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KT그룹은 지난달 SK텔레콤의 하나로텔레콤 인수와 관련된 공정거래위원회 심사를 앞두고 SK텔레콤과 하나로텔레콤의 결합상품이 나올 경우 시장 지배력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내용의 여론조사 결과를 언론에 흘린 바 있다.
당시 SK텔레콤은 공정위 심사결과가 불리하게 나올지 모른다며 잔뜩 긴장하고 있던 때다. SK텔레콤은 "KT의 발목잡기"라고 반발했다. 이번엔 SK텔레콤의 반격(?)이 시작될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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