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혜수가 ‘지금 불륜이 문제가 아닙니다’를 마치며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로 이 한마디를 꼽았다. 제목부터 ‘불륜’을 내세웠지만 정작 그보다 더 복잡하고 위험한 비밀을 파고든 작품. 그 중심에서 김혜수는 성공에 대한 욕망과 불안, 생존 본능이 뒤엉킨 박경희를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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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수는 5일 소속사 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를 통해 작품을 떠나보내는 소감을 전했다. 그는 이번 작품을 두고 배우로서 “무엇을 더 할 것인가”와 “어디까지 내려놓을 수 있는가”를 함께 고민한 작업이었다며 “연기자로서 새로운 얼굴을 하나 더 남긴 작품이 될 것 같다”고 밝혔다.
그가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으로 꼽은 것은 7회다. 주요 인물들이 한 공간에 모여 서로의 비밀과 욕망, 두려움을 마주하는 대목이다. 이창희 감독은 약 40분을 리얼타임 방식으로 구성해 인물들의 감정과 움직임이 한꺼번에 충돌하도록 만들었다.
김혜수에게도 이 장면은 박경희라는 인물을 집약적으로 보여주는 순간이었다. 자신이 어렵게 만들어놓은 질서 안으로 모든 인물이 들어오면서 누구도 상황을 완전히 통제할 수 없게 된다. 김혜수는 이 장면에서 재미와 긴장, 공포가 동시에 작동하는 지점이 흥미로웠다고 돌아봤다.
박경희를 설명한 것은 대사와 연기만이 아니었다. 화려한 옷과 풍성한 헤어스타일은 밑바닥으로 다시 추락하고 싶지 않은 인물의 욕망을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또 다른 장치였다.
특히 김혜수는 버건디 컬러의 슬릿 원피스와 브릭 컬러 새틴 트렌치코트를 가장 기억에 남는 의상으로 꼽았다. 사건이 본격적으로 전개된 뒤 박경희의 의상이 핏빛 계열로 이동한다는 의미를 담은 선택이었다. 욕망과 관능뿐 아니라 불안과 피의 흔적까지 품은 버건디의 복합적인 이미지가 박경희의 상태와 맞닿도록 한 것이다.
김혜수가 만든 박경희의 매력도 바로 이 모순에 있었다. 상류층의 삶을 닮으려 화려하게 자신을 꾸미고 격식을 갖추지만 감정이 폭발하는 순간에는 거친 말이 튀어나온다. 겉으로는 모든 것을 통제하는 듯하지만 혼자가 됐을 때 비로소 무너지는 인물이다. 화려한 외피와 불안한 내면의 간극이 커질수록 캐릭터는 더 선명해졌다.
결국 ‘지금 불륜이 문제가 아닙니다’가 보여준 것은 단순한 불륜 소동이 아니었다. 성공을 지키려는 사람이 위기 앞에서 어디까지 변할 수 있는지, 그리고 감춰둔 본성이 어떤 순간에 모습을 드러내는지를 블랙 코미디 안에 담아냈다.
그 한가운데서 김혜수는 자신의 말처럼 또 하나의 ‘새로운 얼굴’을 남겼다. 작품은 공개 이후 쿠팡플레이 인기작 1위를 이어갔으며, 공개 첫 주 누적 시청량에서도 1위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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