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국배 기자] 중견 기업의 성장을 지원하는 최대 5조원 규모의 전용 펀드가 만들어진다. 중소기업에 최대 2% 금리를 낮춰주는 은행 공동 금리 인하 특별 프로그램도 마련한다.
금융위원회는 15일 개최한 은행장 및 정책금융기관장 간담회에서 이 같은 내용의 ‘맞춤형 기업금융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최근 발표된 소상공인 등 개인 사업자 ‘이자 캐시백’에 이어 기업을 대상으로 한 상생금융 방안을 내놓은 것이다. 약 76조원의 자금이 기업에 지원할 전망이다. 반도체 등 첨단 산업에 ‘26조원+알파(α)’, 중견기업에 15조원이 풀린다. 고금리·고물가 상황이 이어지면서 기업 경영 부담은 커지는 가운데 인공지능(AI)·로봇·신소재 등 신사업이 등장하면서 대규모 투자가 필요하다는 점 등이 이번 지원의 배경이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중견기업 지원이다. 중견기업이 산업의 ‘허리’ 기능을 원활히 수행할 수 있도록 은행 공동으로 중견 기업 전용 펀드를 도입하기로 한 것이다. 이 펀드는 시설투자, 연구개발(R&D), 인수합병(M&A) 등을 추진하는 (예비) 중견 기업에 펀드 규모의 50%를 투자한다. 5대 은행과 모펀드 운용사가 최대 출자 규모를 확약한 후 오는 3분기까지 1차로 500억원씩 출자(5000억원 규모)하고, 성과에 따라 운영 규모를 확대한다. 신성장 분야로 새로 진출하거나 확대 투자하려는 중견기업을 위한 저금리 대출 상품도 오는 4월 출시할 예정이다. 업체당 시설 자금 1000억원, 운영 자금 500억원 등 최대 1500억원까지 1%포인트 금리를 깎아준다.
중견기업이 적용받는 차입금 평균 이자율은 4.56%로 중소기업(3.52)보다 높다. 이를 위해 산업은행과 5대 은행이 각각 1조원씩 지원해 총 6조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중소기업을 대상으로도 5대 은행이 최대 1%포인트 금리를 감면해주는 대출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신산업으로 사업 구조를 바꾸거나 확대하는 중소기업에 신규 설비·운영 자금을 지원하는 것이다. 5대 은행이 각 1조원씩 총 5조원을 지원한다. 중소·중견기업의 성장 단계에 따른 2조 3000억원 규모 보증 지원 프로그램도 상반기 내 나온다. 초격차 주력 산업 지원도 이어진다. 반도체, 2차 전지, 바이오, 원전, 디스플레이 등 산업 전반에 파급력이 커 앞으로 수출 증대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하는 5대 분야에 속한 기업에 대출 금리를 최대 1.2% 인하해주는 내용이다. 지원 규모는 총 15조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