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v에 넷플릭스 나온다”…SK-넷플릭스 소송 종료, 왜?

김현아 기자I 2023.09.18 11:00:00

SKT-SKB-넷플릭스, 엔터테인먼트 제휴
넷플릭스 번들 요금제도..구독 상품 ‘T우주’ 들어가
2024년부터 순차 출시..KT와 LG U+는 이미 있어
망 대가 소송도 쌍방 취하…3년 만에 종료
갑작스런 정책 변화..국감 때 망대가 이슈화될 듯

[이데일리 김현아 기자]
Btv에서 서비스되는 TV앱. 여기에 넷플릭스의 콘텐츠도 런칭할 예정이다.


SK텔레콤·SK브로드밴드가 세계 1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업체 넷플릭스와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전략적 제휴를 맺었다. 3년간 진행했던 망이용대가 관련 법정 다툼도 상호 소송을 취하하기로 했다.

SK텔레콤(대표 유영상)·SK브로드밴드(대표 박진효)와 넷플릭스(공동 CEO 테드 서랜도스·그렉 피터스)는 18일 서울 종로구 넷플릭스 코리아 오피스에서 고객 편익 강화를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어떤 제휴? 마케팅제휴

이번 제휴로 ①SK브로드밴드 Btv ‘TV앱’을 통한 넷플릭스 ②SKT 모바일 요금제와 SKB의 IPTV, 넷플릭스를 결합한 번들 상품 ③SKT의 구독 상품 T우주에 넷플릭스 결합 상품 ④넷플릭스가 최근 출시한 광고형 요금제 관련 상품 출시 등이 이뤄진다. 넷플릭스의 광고형 요금제는 5500원을 내면 1시간 영상을 볼 때마다 약 4~5분 동안 광고를 봐야 하는 상품이다. 2024년 상반기부터 순차 출시한다. 그런데 이 같은 넷플릭스와의 제휴는 이미 KT와 LG유플러스는 하고 있다.

기술협력도 추진

기술 협력도 추진한다. SK텔레콤은 AI 기술로 더 나은 엔터테인먼트 경험을 만들기 위한 방안을 넷플릭스와 모색한다. 이를테면, SKT의 채팅봇 ‘에이닷’에 넷플릭스 콘텐츠를 얹는 방식 등도 협의 대상이다.

양사가 밝힌 공식적인 제휴 의미는?

양측은 3년 만에 소송 당사자에서 파트너로 관계를 바꾼 이유로 ‘엔터테인먼트 스트리밍 고객의 편의를 위해서’라고 했다.

토니 자메츠코프스키(Tony Zameczkowki) 넷플릭스 아시아 태평양 사업 개발 부문 부사장(VP)은 “한국 유무선 통신 및 미래 지향적 기술 업계에서 리더십을 보유한 SK텔레콤·SK브로드밴드와의 파트너십은, 더욱 많은 한국 회원들에게 편리한 시청 환경을 선사할 수 있다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했다.

SKT 최환석 경영전략담당은 “넷플릭스와의 전략적 파트너십은 고객 가치를 최우선시하는 SK텔레콤·SK브로드밴드의 철학에서 출발했으며, SK텔레콤이 축적한 기술로 고객들에게 더 나은 미디어 서비스 환경 제공을 위한 대승적 합의의 결과물”이라고 했다.



3년간 망대가 소송 종료…국감에서 이슈화될 듯

아울러 양측은 “파트너십을 계기로, 앞서 있던 모든 분쟁을 종결하고 미래 지향적 파트너로서 함께 하기로 뜻을 모았다”고 공식 발표했다.

특히 지난 4월, 정부의 넷플릭스발 한국 투자 유치 발표를 의식한 듯 “이는 무엇보다 고객을 우선한다는 양사의 공통적 의사가 반영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어느 정도의 망이용 대가를 받기로 했는지는 양측 모두 밝히지 않았다.

통신 업계는 당황스런 입장이다. SK와 넷플릭스간 소송 취하는 연초부터 망 이용대가 법정 다툼과 별개로 물밑 협상을 진행했다는 점에서 예견된 일이기도 했지만, 1심에서 SK브로드밴드가 승소하고 2심 재판정에서도 유리한 국면이 진행되는 와중에 180도 다른 정책 결정이 이뤄진 이유에서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국회에는 글로벌 빅테크들로부터 정당한 망대가를 받을 수 있는 내용의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들이 여럿 발의돼 있는데, SK텔레콤이 갑자기 넷플릭스와 전략적 제휴를 발표하자 법안이 무용지물이 돼 구글 유튜브로부터 받아야 하는 훨씬 많은 망대가를 받지 못하게 될 까 걱정된다”고 했다.

국회는 국정 감사 때 이번 합의의 실체와 망이용대가 법제화 문제 등을 살필 예정이다.

변재일 의원(더불어민주당)은 국정감사 때 이 문제를 들여다 보겠다며 벼르고 있다. 조승래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양사 발표이후 “과방위 간사로서 노력했다”면서 “근본적 문제 해결은 아니지만 환영한다. 하지만 망이용대가 문제 해결을 위한 제도 개선은 여전히 필요하다”고 밝혔다. 윤영찬 의원(더불어민주당)은 “공정한 망 이용을 위한 진일보한 변화의 첫 걸음”이라면서 “(하지만)여전히 국내 ICT 시장에 무임승차하는 글로벌 기업 한 곳(구글)이 여전히 남아 있어 법과 제도를 정비해서라도 공정한 운동장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SK브로드밴드와 넷플릭스는 2020년부터 서로를 상대로 ‘부당이득 반환(망대가를 내라)’과 ‘채무부존재 확인(망대가를 낼 필요가 없다)’ 소송을 3년 가까이 진행해 왔다.

1심은 SK브로드밴드가 이겼고, 2심에서도 망의 유상성이 인정돼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망 사용대가가 얼마나 되는지 감정 중이었다. 통신업계에선 넷플릭스가 SK브로드밴드에 내야 할 망대가가 최소 400억 원이상이라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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