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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운 도는 폴란드-벨라루스 국경…폴, 병력 1만명 배치

박종화 기자I 2023.08.11 13:44:00

2000명 증강 발표 하루 만에 추가 배치
바그너그룹 벨라루스 이동 이후 긴장감 고조

[이데일리 박종화 기자] 러시아 용병회사 바그너그룹이 벨라루스로 근거지를 옮긴 이후 폴란드와 벨라루스 국경지대 긴장감이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다른 유럽 국가들도 바그너그룹 용병들이 벨라루스를 거쳐 자국으로 유입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폴란드-벨라루스 국경 지대에서 폴란드 국경수비대가 순찰하고 있다.(사진=AFP)


1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 등에 따르면 마리우시 브와슈차크 폴란드 국방장관은 벨라루스와의 접경지대에 병력 1만명을 증강하겠다고 이날 발표했다. 전날 국경지대에 병력을 2000명 추가 배치한다고 발표한 지 하루 만에 증가 규모를 다섯 배 늘린 셈이다. 브와슈차크 장관은 “침략자가 감히 우리를 공격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 군대를 벨라루스와의 국경에 더 가까이 이동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주 벨라루스가 국경 지대에서 군사 훈련을 강행하면서 폴란드는 벨라루스의 도발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폴란드의 우려를 키우는 건 바그너그룹이 지난 6월 반란 사태 이후 벨라루스로 근거지로 옮겼기 때문이다. 바그너그룹을 등에 업은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은 지난달 “바그너그룹이 폴란드로 진격하길 원하고 있다”고 말하는 등 폴란드에 대한 도발을 주저하지 않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에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는 지난주 바그너그룹이 폴란드-벨라루스 접경지대에서 불안정을 조장할 가능성을 언급했다. 특히 폴란드와 발트 3국(에스토니아·라트비아·리투아니아) 벨라루스가 국경을 넘는 난민 사이에 바그너그룹 용병을 끼워 넣을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군사 훈련 등 벨라루스의 흐로드나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데 흐로드나는 벨라루스와 폴란드·리투아니아 세 나라 국경이 만나는 요충지다. 벨라루스가 흐로드나에서 시작하는 수바우키 회랑을 장악한다면 발트 3국은 다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으로부터 고립돼 벨라루스와 러시아에 포위된다. 이 때문에 폴란드와 리투아니아 등은 벨라루스와의 국경을 완전히 폐쇄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일각에선 벨라루스와의 긴장 고조가 오는 10월 총선을 앞두고 표심을 결집하려는 폴란드 정부의 의도가 담겨 있을 수 있다고도 의심하고 있다. 마치에이 밀차노프스키 폴란드 제슈프대 교수는 “우파는 (안보에) 위협이 있을 때 이익이 있으므로 위협을 부추기는 게 집권당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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