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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그룹은 24일 서울 구로동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에서 중소벤처기업부·대중소협력재단과 함께 최저임금 인상 관련 2·3차 협력사 지원을 위한 3자 간 ‘상생협력 협약’을 체결했다.
현대차그룹은 2·3차 중소 부품협력사의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경영 안정 자금 지원을 위해 ‘상생협력기금’ 500억원을 출연하고, 올해 상반기 내 전액 집행하기로 했다. 또 1000억원 규모의 ‘2·3차 협력사 전용 상생펀드’를 신규 조성해 저금리 대출 지원 프로그램도 본격 시행한다.
상생협력기금 500억원은 최저임금 인상 관련 2·3차 중소 부품협력사의 근로자 임금 지원을 위해 사용된다. 다음주 중으로 안내문 발송과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지원 대상을 모집한다. 이후 기업 규모, 재무 상태 등 합리적인 기준에 따른 공정한 선발 과정을 거쳐 올해 상반기 내로 500억원 기금 전액을 집행할 계획이다.
1000억원 규모의 2·3차 협력사 전용 상생펀드도 이달 시행에 들어갔다. 상생펀드는 최저임금 인상 지원은 물론 긴급한 회사 운영 자금을 저리로 지원하는 데 사용된다. 현대차그룹이 예탁한 자금을 활용해 시중 금리 대비 2.0%포인트 가량 저렴한 우대 금리로 대출을 지원한다. 현재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을 통해 대출 신청을 받고 있다.
현대차(005380)그룹 관계자는 “상생협력기금과 상생펀드는 5000곳에 달하는 2·3차 중소 협력사에 특화된 진일보한 동반성장 프로그램으로써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영세한 중소 부품협력사들의 경영 부담을 해소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또한 경영 안정화를 통한 부품산업의 발전을 견인하고, 전후방 연관 효과가 막대한 국내 자동차산업의 질적 도약에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 선순환형 동반성장 5대 전략 가동
이번 협약은 현대차그룹이 지난해 발표한 ‘선순환형 동반성장’ 5대 전략의 일환으로 추진된다. 5대 전략은 △경영 개선 △경쟁력 강화 △해외 진출 △고용 지원 등 4대 분야에 대한 2·3차 협력사 지원과 △1·2·3차 협력사 간 상생협력 관리체계 강화를 골자로 한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 2일 신년사에서도 “협력사 동반성장을 강화하고 일자리 창출과 사회공헌 활동에도 적극 앞장 서서 더 나은 미래를 함께 만들어 나가자”고 말한 바 있다.
현대차그룹은 상생협력기금과 상생펀드를 통해 협력사 경영 개선을 지원하는 데 이어 ‘선순환형 동반성장’ 5대 전략의 구체적인 상생협력 지원 프로그램 가동을 시작한다.
우선 협력사 경쟁력 강화를 위해 경주 인근에 내년 말 ‘상생협력센터’(가칭)를 세우고, 2·3차 협력사 임직원들의 품질·기술 역량 향상을 위한 핵심 거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또 연구개발(R&D) 분야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신기술 개발방법, 부품개발 프로세스, 기술·표준 관리 등 교육 지원 프로그램도 대폭 확대한다.
아울러 2·3차 협력사가 글로벌 수출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안정적인 해외 진출 기회를 제공하고, 해외 투자 리스크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와 함께 2·3차 협력사 전용 채용 박람회 개최를 통해 고용 지원도 강화할 예정이다. 1·2·3차 협력사 간 동반성장을 위해선 ‘상생협력 5스타 제도’를 새롭게 도입하고, 1차 협력사의 자금 지급, R&D·생산·경영 지원 등 상생 활동 실적을 평가해 등급별로 입찰 시 가산점을 부여할 계획이다.
◇ 1차 협력사 매출액 15년간 3.7배 성장
현대·기아차(000270)는 지난 2002년 자동차부품산업진흥재단을 설립한 것을 시작으로 2006년 상생협력추진팀 구성, 2008년 공정거래협약 체결, 2012년 협력사 채용박람회 등을 통해 협력사를 지원하고 있다.
이 결과 1차 협력사의 2016년 평균 매출액은 2722억원으로, 2001년(733억원) 대비 15년 만에 3.7배 증가했다. 연평균 성장률은 9.1%에 달한다. 협력사 기업 규모의 경우 중견기업과 대기업 수는 2016년 137곳로 2001년(46곳) 대비 3배 증가했다. 이 중 연 매출 5000억원 미만의 중견기업 숫자는 37곳에서 111곳으로 3배 늘었다. 이에 따라 중견기업이 전체 1차 협력사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은 2001년 13%에서 2016년 41%까지 높아졌다. 이에 비해 중소기업 협력사 비중은 같은 기간 84%에서 49%로 크게 낮아졌다.
동반성장의 지속성을 보여주는 평균 거래기간은 국내 중소 제조업 평균(11년)을 3배 가까이 웃도는 30년에 달한다. 10년 이상 거래 협력사가 97%를 차지하고 있으며, 1967년 현대차 설립 당시부터 40년 이상 거래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협력사도 47개사에 이른다.
협력사들의 해외 진출도 늘었다. 현대·기아차가 해외에 처음 진출한 1997년 해외 동반진출 1·2차 협력사는 34곳에 불과했으나 2016년에는 736곳에 이른다. 협력사의 해외거래 금액도 2002년 3조8000억원에서 2016년 39조1000억원으로 10.3배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