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이순용 기자] 세계적으로 전립선암은 남성에서 두 번째로 흔하게 진단되고 있는 암으로, 개발도상국에 비해 선진국에서 더 높은 발생률을 나타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매해 발생률이 증가하고 있는 암이며, 2013년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의하면 한해 전립선암의 발생은 총 9,258건으로 전체 암 발생의 8.2%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전립선암은 혈중 전립선특이항원(PSA, 전립선 이외 조직에서는 거의 발현되지 않아 전립선암 선별에 유용한 종양표지자)의 수치가 3.0ng/mL 이상으로 높게 측정되거나, 손가락을 넣어 전립선을 만져보는 촉진검사에 이상소견이 발견될 때 조직검사를 시행해 진단하게 된다.
전립선 조직검사는 전립선암을 확진할 수 있는 유일한 검사방법으로 직장으로 초음파를 삽입한 후 전립선을 향해 검사 바늘을 관통시킨 후 조직을 얻고 병리검사를 통해 최종 암 발생 유무를 확인하게 된다.
그런데 전립선 조직검사 실시 후에는 혈뇨, 혈변, 혈정액증과 같은 합병증이 일어나는 경우가 있다. 보통은 경과관찰을 하면 호전되는 경우가 많으나, 일부 환자에서는 직장에 상주하는 균이 전립선 내부로 침투해 전립선염을 일으키고, 감염 정도가 심한 경우에는 패혈증으로 까지 악화될 수도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비뇨기과 이상철 교수팀은 전립선 조직검사와 패혈증 사이의 연관성을 확인하고자 전립선 조직검사를 받은 4,225명을 대상으로 합병증 발병에 대한 정보를 분석했다.
연구결과 4,225명 중 13명(0.3%) 만이 전립선 조직검사 후 열성감염으로 입원치료를 받았고, 13명 모두 패혈증으로 인한 쇼크나 사망 없이 호전된 후 퇴원했다. 이는 기존의 일반적인 연구 혹은 현재까지 타 기관에서 발표된 패혈증 발생률 결과인 0.8~3.6%와 매우 대조되는 결과이다.
이상철 교수는 “이 같은 우수한 결과가 나온 원인은 전립선 조직검사 30분전에 사용하는 예방적 항생제 사용 프로토콜에 있으며, 또 조직검사를 할 때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퀴놀론계열 항생제 대신에 세파계열 항생제를 사용한 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국내에서 검출되는 대장균 중 25%가 퀴놀론계열 항생제에 내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는 반면, 세파계열 항생제에 내성을 보이는 균은 5%로 둘 사이에 큰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조직검사 시에 당뇨병이나 고령 등의 위험인자를 가지고 있는 환자들을 엄격하게 관리한 점도 패혈증과 같은 합병증 발생 방지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