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버리 "LG패션, 상표권 침해 인정했다"..후폭풍 조짐

김미경 기자I 2014.02.27 12:04:32

종결된 '체크무늬'..법원 조정문 해석 입장 갈려
'제품 생산 않키로' 확약서 제출..이의제기 안해
해당제품 판매 순이익보다 많은 3천만원 벌금
LG패션 "법원 조정문에 나온대로 입장 밝힌 것"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일단락 된 ‘체크무늬’ 소송과 관련해 후폭풍이 일 조짐이다. 지난해 10월 서울중앙지방법원이 내놓은 강제 조정 결과에 대한 LG패션(093050)과 버버리 간의 입장 차가 커서다.

LG패션은 “버버리 측이 제조·판매 중단요구를 철회”한 것에 무게를 둔 반면 버버리 측은 “법원이 LG패션에 3000만원의 배상금을 지급하라”는 손해배상 결정 내용에 중점을 뒀다.

27일 영국 패션 브랜드 버버리는 “체크무늬 모방 여부를 두고 벌인 재판의 강제조정 과정에서 LG패션이 ‘버버리 체크’의 상표권을 침해한 것을 인정했기 때문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은 것”이라며 사실상 LG패션의 승리라는 일부 보도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앞서 버버리는 지난해 2월 LG패션을 상대로 “‘버버리 체크무늬’를 사용한 셔츠의 제조·판매를 금지하고 5000만원을 배상해달라”고 소송을 냈다. 이에 LG패션도 맞소송을 검토했으나, 법원의 강제조정 결과 두 회사 모두 이의를 제기하지 않아 소송은 마무리됐다.

버버리 측에 따르면 조정문에는 “법원이 LG패션에 대해 버버리에 3000만원을 지급하라”는 ‘손해배상’ 내용이 명시돼 있다.

버버리 관계자는 “LG패션에 대한 제조·판매 중단 요구를 철회한 것은 LG패션이 닥스 셔츠에 대한 시즌 판매가 종료됐고, 더 이상 해당 제품을 생산하지 않기로 한 확약서를 제출했기 때문”이라며 “상표권 침해 관련 LG패션의 일부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법원이 자사가 청구한 5000만원 중 3000만원을 지급하도록 강제조정 결정을 내린 것 역시 벌금에 해당한다”면서 “이는 LG패션이 해당 제품의 순이익을 2000만원이라고 밝힌 것보다 더 높은 금액”이라고 강조했다.

‘체크무늬 자존심’을 놓고 소송을 펼쳤던 버버리의 ‘버버리 체크’ 셔츠(사진 왼쪽)와 LG패션이 라이선스 방식으로 판매한 ‘닥스의 체크무늬’ 셔츠
소송에 대해서도 ‘일반 체크’가 아니라 LG패션이 일부 닥스셔츠에 ‘버버리 체크’를 무단 사용한 데 대한 것이라고 버버리 측은 설명했다.

이번 소송의 쟁점이 된 버버리 체크는 영국에서 1920년 대부터 사용됐고, 국내에선 1998년 특허청에 상표등록(상표등록번호 제 40-0419946호)이 돼 있다. 버버리는 “향후 LG패션이 ‘버버리 체크’의 상표권을 침해할 경우 다시 소송을 제기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LG패션 측은 “법원의 강제 결정 조정문에 나온대로 입장 밝힌 것”이라며 “버버리의 해석에 불과하다”고 일축했다.

한편 업계 일각에선 버버리와 LG패션 간 소송에서 법원이 사실상 LG측의 손을 들어줬다는 해석들을 내놨다. 법조계 관계자는 “가장 민감한 사안인 제조·판매 금지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은 만큼 LG패션에 유리한 결과”라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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