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은 18일 일본 대지진에 따른 피해가 장기화 돼 일본산 부품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것을 대비해 이날부터 평일 잔업과 주말 특근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평일 주·야간 2시간 잔업과 토요일 특근 8시간을 중단하면서 이달 남은 기간동안 약 40시간 정도의 잔업을 줄였다. 이렇게 되면 월 2만5000대 수준의 부산 공장 생산량이 약 2500대 정도 줄어든다.
르노삼성은 일본의 닛산, 아이신, 자트코 등으로부터 엔진 및 엔진관련 부품, 변속기 등 핵심부품을 수입하고 있다.
일본산 부품 사용율도 17%로 국내 완성차업체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어서 일본 대지진에 따른 영향을 상대적으로 많이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게다가 이들 부품은 자동차의 핵심부품으로 대체 구매선을 확보하는 것도 쉽지 않은 형편이다.
르노삼성 관계자는 "차량의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선 하다 못해 볼트 하나를 바꾸더라도 품질 기준 등 메뉴얼에 맞춰야 한다"며 "장기적인 플랜에 따라 대체선을 확보하는 것은 괜찮지만 당장 쉽게 바꿀 수는 없다"고 말했다.
따라서 이번 사태가 장기화되고 재고물량까지 소진되면 정상 조업이 차질을 빚는 상황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가뜩이나 르노삼성은 올 상반기 내놓을 신차가 없어 국내 시장에서 판매부진을 겪고 있는 상황. 경쟁업체들이 올 상반기 내내 봇물처럼 신차들을 쏟아내면서 `신차효과`를 보는 사이 르노삼성의 존재감은 상대적으로 위축되고 있다.
실제 지난 2월 국내시장에서 8429대 판매에 그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37.7%가 줄어들었다. 전월보다도 28.6% 축소됐다. 같은 기간동안 현대차와 기아차가 그랜저와 모닝 등으로 신차효과를 톡톡히 누린 것과 비교하면 희비가 엇갈린다. 내수시장에서 3~4위를 겨루는 한국지엠은 2월 실적은 부진했지만 3월에 쉐보레 브랜드를 도입하면서 올란도와 아베오 등 신차를 선보여 내수 확대를 기대하고 있는 분위기다.
반면 르노삼성은 올 하반기, 일러야 오는 7월께나 신형 SM7을 출시할 예정이다. 일각에선 일본 대지진에 따른 여파가 장기화되면 신형 SM7 생산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르노삼성측은 "신형 SM7에 들어가는 엔진이나 부품 등을 현재 공개할 순 없지만 일본 대지진에 따른 영향은 받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