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윤진섭기자] 대우건설 인수전에서 고배를 마셨던 프라임산업이 동아건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인수에 유리한 고지에 올라섰다.
동아건설 매각주관사인 캠코는 29일 전날 접수 마감된 입찰제안서를 검토한 결과 프라임산업-트라이덴트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차순위우선협상대상자에는 역시 대우건설 인수전에 참여했던 대주건설이 선정됐다.
프라임 컨소시엄은 동아건설 인수대금으로 본 입찰에 참여한 6개 업체 중 가장 많은 6500억원 안팎을 써낸 것으로 알려졌다.
◇ 프라임산업 `시행-설계-시공` 건설 3박자 비전 갖춰
시행사인 프라임산업은 설계·감리업체인 삼안을 토대로 대형 건설회사인 대우건설 인수전에 참여, 금호아시아나컨소시엄 등과 경합을 벌였으나 2순위 협상자로 선정돼 인수에 실패했었다.
그러나 이번 동아건설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됨에 따라 `시행-설계·감리- 시공`이란 건설 3박자를 갖춰 건설 전문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그룹 비전을 갖추게 됐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자산 1조5000억원 규모인 프라임그룹은 대우건설 인수를 위해 신도림 테크노마트를 담보로 3500억원 규모의 자산 유동화증권(ABS)을 발행했었다. 그러나 1년여간 조기상환을 할 수 없는 조건이어서 또 다른 투자처를 마련하지 않는다면 막대한 이자를 물어야 할 판이었다.
아울러 이미 수주한 고양 한류우드, 파주 수도권 북부 내륙화물기지의 개발, 건설사업 등을 수행하기 위해선 인지도와 탄탄한 시공능력이 필요한 건설회사가 필요했었다.
이런 이유로 프라임산업은 입찰 마감 전 불거진 산업자원부의 전기공사업 면허취소와 건설업 면허 취소 우려 등의 악재에도 불구하고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6500억원 안팎의 금액을 제시, 동아건설 인수에 총력을 기울인 것으로 업계에선 분석하고 있다.
◇ 법정관리 전환 여부·건설업 면허 회복, 인수 최대 변수
동아건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프라임산업이 선정됐지만, 최종 인수합병을 위해선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가장 큰 고비는 동아건설에 대한 법원의 판단이다. 동아건설은 지난 2001년 파산선고를 받고 청산 절차를 밟고 있다. 동아건설 1,2대채권자인 골드만삭스와 자산관리공사(캠코)는 매각 후 법정관리를 실시하는 방식으로 회생을 추진하고 있다.
결국 법원이 법정관리 전환을 허용하지 않은 경우 회생은 불가능하다. 동아건설은 지난 2001년 파산선고를 받은 이후 두 차례에 걸쳐 법원에 법정관리개시신청을 했으나 모두 기각된 바 있다. 이 당시 법원이 동아건설은 회사매출액이나 수익성 등을 감안할 때 자력으로 회생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또 다른 걸림돌은 동아건설이 일반 건설업 면회를 회복할 수 있을지 여부다. 동아건설은 현재 파산 상태로 건설업 및 전기공사업 면허가 실효된 상태다.
건설교통부 관계자는 “동아건설의 경우 건설산업기본법상 파산으로 인하 면허, 실효 상태로, 이를 벗어나기 위해선 복권절차를 거쳐야 한다”며 “매각을 통한 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경우 면허를 회복할 수 있을지 판단은 법무부의 유권해석이 나온 뒤에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동아건설 우선협상대상자가 선정된 이후 정부의 유권해석이`‘건설업 면허 회복 불가`로 판정될 경우 매각작업 자체가 원천 무효화 될 가능성이 높다.
설령 건설업 면허를 회복할 수 없을 경우 새로 면허를 취득할 수 있지만, 기존 건설사업 실적이 승계되지 않아, 당장 건설공사 입찰 참여가 제약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