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손보험 가입자 B씨는 한 자녀의 실제 내원 기록을 바탕으로 내원하지 않은 다른 자녀의 진단서와 진료비 세부내역서 등 의무기록을 AI로 변조해 두 자녀 모두에 대해 보험금을 청구했다. 변조된 문서는 개별적으로 보면 위조 여부를 식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정교했지만, 보험사가 동일 병원에서 발생한 전체 데이터를 교차 검증하는 과정에서 고유 식별정보의 불일치가 확인되며 부정 청구가 적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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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를 활용한 위·변조 시도가 금융권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은행권과 보험업계는 단일 인증을 넘어 데이터 기반 검증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비대면 계좌 개설 과정에서 딥페이크 얼굴 영상을 활용한 인증 시도가 발견되고, 의료기록을 정교하게 변조해 보험금을 청구하는 사례도 확인되고 있어서다. 개별 인증만으로 식별이 어려운 수준까지 위조 수법이 정교해지면서, 데이터 간 일관성을 비교하는 방식이 핵심 대응 수단으로 떠오르고 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은 비대면 거래 확대와 함께 AI를 활용한 신원 위조 가능성이 커지자 고객확인(KYC) 전 단계에서 이상 징후를 탐지하는 체계를 고도화하고 있다. 특히 얼굴인증을 중심으로 한 비대면 인증 과정의 보안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얼굴인증 과정에서는 사진이나 영상 등 가짜 얼굴을 차단하기 위해 라이브니스 검증을 적용하고, 사전 등록된 얼굴 정보와 특징점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본인 여부를 확인한다. 여기에 공공데이터 연계와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을 결합해 계좌 개설과 대출 실행 등 주요 단계에서 다층 검증을 수행하고 있다. 또한 신분증 위·변조를 막기 위해 문서의 미세 픽셀 왜곡이나 메타데이터를 분석하는 AI 기반 탐지 기술도 확대 적용되는 추세다.
다만 은행권에서는 실제 심사 단계에서 AI 기반 위·변조 영향은 제한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은행권 관계자는 “가계대출의 경우 건강보험, 국세청 등 공신력 있는 외부기관 자료를 연계해 확인하고 있어 단순 제출서류 조작만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까지 AI로 추정되는 대규모 반복 해킹 시도나 여신 감리(대출 심사 이후 적정성을 점검하는 절차) 단계에서 위조 서류가 적발된 사례는 없었다”며 “주요 증빙자료에 대한 원본 확인 절차가 작동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다만 기업대출은 회계자료 왜곡이나 이해관계자 개입 가능성이 있어 별도의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보험업계도 대응 체계 고도화에 나서고 있다. 일부 보험사는 과거 지급 이력을 기반으로 병원별 패턴과 이상 징후를 분석하는 AI 탐지 시스템 도입을 추진 중이며, 광학문자인식(OCR)을 활용해 청구 서류를 데이터화한 뒤 이상 패턴을 선별하는 방식으로, 현재는 테스트 단계에서 데이터 추출 정확도와 탐지 성능을 검증하고 있다.
또 보험개발원은 보험금 지급 과정에서 손해액을 평가하는 손해사정사를 대상으로 차량 사고 수리비를 자동 산출하는 AI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차량 손상 사진을 분석해 적정 수리비를 산출하고 기존 청구 데이터와 비교해 과다 청구 여부를 검증하는 방식이다. 동일 사진 재사용 여부나 차량 정보와 부품 일치 여부 등을 확인해 허위·과다 청구를 걸러내는 기능도 적용되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과거 지급 데이터를 기반으로 이상 패턴을 탐지하는 시스템을 테스트 중이다”라며 “도입 시 다수의 청구 건을 보다 신속하게 분석할 수 있어 적발의 정확도와 효율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보험사기 처벌 수위도 강화되는 추세로, 현행법상 최대 10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이 부과되고 피해 규모가 클 경우 형량이 가중된다”며 “특히 의료인이나 보험업 종사자 등 전문직이 가담하거나 조직적으로 이뤄진 경우 처벌이 강화되고, 관련 법 개정 논의도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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