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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2년 기준 13개국에서 건설 중인 수출 원전 34기 중 러시아가 건설하는 비중은 23기로 전체의 약 68%를 차지했다. 전경련은 러시아 원전 수출 경쟁력의 핵심으로 국영기업인 로사톰을 꼽았다. 로사톰은 원전 건설뿐만 아니라 자금 지원, 우라늄 농축, 운영 및 유지보수 등 신규 원전 도입을 고려하고 있는 국가가 필요로 하는 모든 옵션을 제공하며, 43개국과 직간접적인 관계를 맺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은 러시아에 비해서 원전 수출 후발주자지만 내수시장을 바탕으로 한 규모의 경제 등에 힘입어 자체개발한 원전을 파키스탄과 아르헨티나에 수출했다.
이에 반해 미국의 경우 원전 수출은 대부분 민간기업의 몫이었고, 원전 연료 생산 능력에서도 경쟁력을 상실했다는 게 전경련 분석이다. 최근에서야 미국은 러시아와 중국의 세계 원전 시장 잠식을 심각한 안보 위협으로 인식하고, 민간기업과 시장에만 맡겨놓았던 원전 산업에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해 원전 산업 경쟁력을 복원시킬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의회 역시 관련 법안들을 발의하면서 정부 차원의 원전 산업 경쟁력 강화 전략을 취하고 있다.
미국은 세계 원전 시장 리더십 회복을 위해 동맹국 간 협력 움직임을 한층 가속화할 전망이다. 미국 원전 산업 경쟁력 복원의 핵심은 기존 대형원전이 아닌 소형모듈원전(SMR) 과 같은 선진 원전의 개발 및 수출이 중심이다. SMR의 연료로 쓰이는 핼리우(고순도 저농축 우라늄) 확보 역시 국가 안보 확보를 위한 최우선 과제로 인식하고 있다.
다만 한국은 핼리우에 적합한 농축도의 원전 연료를 생산할 수 있는 권한이 없어 농축시설 자체 건설은 어렵지만, 미국 내 대규모 핼리우 농축시설 건설사업에 지분 투자 등의 형태로 한국 기업이 참여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추광호 전경련 경제산업본부장은 “이번 한미정상회담으로 우리나라 에너지·건설 분야 기업과 미국 SMR 분야 혁신기업과의 협력의 물꼬는 트인 상황”이라며 “미국이 러시아와 중국을 견제하고 SMR을 중심으로 세계 원전 시장 위상 회복을 위해 동맹국과 협력을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우리도 실리와 명분을 모두 챙길 수 있는 액션플랜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