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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반영하듯 국제통화기금(IMF) 뿐 아니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주요국에 비해 유독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하향 조정했다. 글로벌 경기가 하반기에 살아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지만 우리나라 경기 흐름은 중국, 반도체가 좌우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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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20은 1년 8개월 만에 선행지수 하락 멈췄는데…韓은 하락 지속
OECD에 따르면 주요 20개국(G20)의 2월 경기선행지수는 98.5로 전월 대비 보합세를 보였다. G20 국가의 선행지수는 2021년 6월 101.5로 코로나19 이후 최고점을 찍은 뒤 1년 7개월째 하락하다 2월 하락세가 멈췄다.
미국은 2월 선행지수가 98.4로 두 달 연속 보합권이었다. 2021년 7월(101.2) 고점을 찍은 뒤 작년 12월까지 하락했으나 하락세가 멈춘 것이다. 중국은 2021년 2월(102.7)에서 작년 9월까지 내리 하락하다 2월 98.6 수준으로 5개월째 보합세다.
유럽의 경우 따듯한 겨울로 에너지난에 대한 우려가 크게 줄어들면서 선행지수가 반등하고 있다. 독일은 2월 선행지수가 98.6으로 두 달 연속 0.1포인트씩 상승했다. 영국은 선행지수가 주요 20개국 중 가장 낮지만 2월 95.1로 석 달째 0.1포인트씩 올랐다.
경기선행지수로 보면 주요국들은 경기가 바닥을 다지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아직까지도 바닥조차 확인하지 못한 모습이다. 우리나라 선행지수는 2월 98.1로 전월비 0.2포인트 하락했다. 2021년 6월 102.4로 고점을 찍은 후 1년 8개월째 내리 하락세다. 하락폭 역시 2021년 12월 이후 연속해서 매달 0.2포인트씩 떨어지고 있다. 소수점 둘째 자리까지 보면 선행지수는 작년 12월 0.19포인트, 올 1월과 2월 각각 0.18포인트, 0.16포인트로 하락폭이 축소되고 있지만 주요국과 비교하면 여전히 하락폭이 큰 편이다.
KB증권은 OECD 선행지수가 상승 전환한 나라로 독일, 영국, 이탈리아, 스페인, 남아프리카공화국을 꼽았고 저점 부근에 근접한 나라로 중국, 미국, 일본을 꼽았다. 우리나라는 브라질, 인도, 프랑스와 함께 아직 하락폭이 큰 나라로 분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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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선행지수는 고점 대비 2.96포인트 하락했고 미국도 2.74포인트 떨어졌으나 우리나라는 4.3포인트로 제로코로나 정책으로 경기가 크게 위축됐던 중국(4.1포인트)보다 고점 대비 하락폭이 컸다.
통계청에서 발표하는 선행·동행지수 순환변동치도 넉 달째 동반 하락세다. 수출 경기 악화로 재고가 쌓이고 있다. 제조업 재고율(재고/출하 비율)은 120%로 1998년 7월(124.3%)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수출 주력 품목인 반도체 재고율은 265.7%로 1997년 3월(288.7%) 이후 가장 노팠다. 재고가 쌓이니 투자 선행지표인 기계류 내수출하지수도 1월 전월비 2.8포인트 하락, 넉 달 만에 위축됐다. 고금리·고물가에 소매판매도 석 달째 쪼그라들었다.
◇ 주요국은 성장률 상향, 韓은 하향…“中·IT비중 높은 나라는 하향”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주요국 대비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는 유독 하향 조정되고 있다. OECD는 지난 17일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6%로 작년 11월(1.8%)보다 0.2%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OECD가 세계 성장률을 0.4%포인트, 미국을 1.0%포인트, 중국을 0.7%포인트 상향 조정한 것과 상반된다.
IMF도 1월 세계 성장률을 0.2%포인트 상향 조정하고 미국, 중국 성장률을 각각 0.4%포인트, 0.8%포인트 상향 조정했지만 정작 우리나라는 0.3%포인트 하향 조정한 1.7%로 전망했다.
한은 역시 2월 세계 성장률을 석 달 전보다 0.2%포인트 상향 조정한 반면 우리나라 성장률은 0.1%포인트 하향한 1.6%로 조정했다. 당시 한은은 주요국 성장률 상향은 긍정적이지만 IT경기 부진, 국내 부동산 경기 둔화 등은 경기를 갉아먹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은 관계자는 “중국이나 IT비중이 높은 나라들의 1분기 실적이 악화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이를 반영해 우리나라, 호주 등의 성장률이 하향 조정되고 있다”고 말했다.
하반기에는 중국의 경제 활동 재개 등으로 글로벌 경기가 완연하게 돌아서고 반도체 경기가 살아날 경우 우리나라 경기도 반등할 것이라는 희망이 있다. OECD는 “한국은 호주와 함께 중국 성장 반등의 수혜를 볼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중국 수혜 정도가 과거 대비 크게 줄어드는 등 여전히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다. 3월 1~20일까지 반도체 수출액은 전년동기대비 44.7% 감소했고 중국 수출액 역시 36.2% 감소해 아직까지 부진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