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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데이터 플랫폼 기업 체이널리시스의 가상자산 범죄 분석 ‘2022 가상자산 범죄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불법 가상자산 거래 금액은 140억달러(16조7930억원)로 사상 최대치였다. 가장 심하게 증가한 유형은 투자금을 잃는 ‘먹튀’ 즉 도난 자금 사건으로 2020년 대비 516% 증가한 32억 달러(3조8384억원)에 달했다.
국내 상황도 심각하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국내 가상자산 범죄 피해액은 3조8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도 피해액(2136억원)보다 14배 넘게 증가한 것이다. 가상자산 범죄 피해액은 2017년 4674억원, 2018년 1693억원, 2019년 7638억원으로 등락을 거듭했다가 지난해 폭증했다.
피해 규모가 폭증한 것은 2030세대를 중심으로 한 가상자산 투자자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금융정보분석원(FIU)에 따르면 코인 투자자는 1525만명(작년말일 등록자수 기준)에 달한다. 지난해 하반기(7~12월) 일평균 국내 코인 거래액은 11조원을 넘기며 코스피의 70% 수준에 달했다.
이 때문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가상자산 제도화를 통한 투자자 보호 대책 마련을 약속했다. 앞서 윤 당선인은 △가상자산 전담부처인 디지털산업진흥청 신설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 △거래소 발행(IEO)부터 시작해 주식의 기업공개(IPO)처럼 가상자산 공개(ICO)로 투자금 조달 △코인 수익 5000만원까지 비과세 △대체불가능토큰(NFT) 활성화를 통한 신개념 디지털자산시장 육성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하지만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지난 한 달 간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했다. 최지현 인수위 수석부대변인은 “가상자산 공약 관련 사항은 현재 내부 논의하고 검토가 진행 중”이라며 “현재 확정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 국회에는 가상자산 시장과 관련한 업권법 법안이 13개가 제대로 된 논의도 없이 계류돼 있다.
전문가들은 대선 공약을 이행하고 시급히 투자자 보호 대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가상자산 전문가인 최화인 블록체인 에반젤리스트는 “이대로 가면 코인 사기가 계속돼 투자자 피해가 계속되고, 국내 자산시장이 혼탁해져 해외로 투자자들이 떠날 것”이라며 “법 제정 이전에 시행령부터 개정해 투자자 보호 조치에 시급히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