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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섬유산업에서도 한류 가능성 보인다"

이정훈 기자I 2013.07.11 12:00:27

`2013 뉴욕한국섬유전` 가보니..바이어만 1000여명
미국 현지 바이어들 `호평`..수주 확대로도 이어져
"품질-기능 인정".."소량 다품종 고가품 틈새공략 가능"

[뉴욕= 이데일리 이정훈 특파원] 프랑스 파리와 함께 세계 패션의 심장부로 불리는 미국 뉴욕. 그 곳에서 중소 규모의 한국 섬유업체들이 모여 개최한 ‘2013 뉴욕한국섬유전’에 대한 현지의 관심은 의외로 뜨거웠다.

중소 섬유업체인 B.C코퍼레이션의 부스에서 원단을 살피는 바이어들.
10일(현지시간) 맨해튼에서도 고급 전시장으로 꼽히는 로어맨해튼의 메트로폴리탄 파빌리언에 들어서자 50여개의 참가업체 부스들은 직접 원단을 살피거나 구매 상담을 벌이는 바이어들로 성황을 이루고 있었다.

초기 한 해 두 차례씩 열리다 최근 연 1회 행사로 바뀐 한국섬유전은 벌써 17회째를 맞으면서 미국 바이어들에게도 우수한 한국 섬유업체들을 만날 수 있는 최고의 기회라는 인식이 자리 잡았다. 첫날 수백명이 방문한데 이어 이틀간 1000명 이상의 바이어들이 전시장을 찾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천연섬유와 울, 캐시미어 등을 주로 생산하는 토포실크 신원철 사장은 “몇년째 꾸준히 참가하고 있는데 해마다 바이어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중국 등과는 차별화된 한국 섬유업체들을 접촉할 수 있는 행사로 미국인들에게도 확실히 각인된 듯하다”고 말했다.

그는 “저가시장은 어쩔 수 없이 중국 기업들에게 내줄 수 밖에 없지만, 소량 다품종으로 생산되는 한국 고가 원단의 경우 충분히 글로벌 시장에서 틈새 공략이 가능하다”며 “우리도 한국섬유전 등을 통해 회사를 적극적으로 알리면서 현재 글로벌 고가 패션업체들과 거래물
토포실크 신원철 사장
량을 지속적으로 늘려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커리어우먼 여성들에게 인기 많은 여성 브랜드인 앤 클라인과 존스 뉴욕을 생산하는 더존스그룹의 오데드 오슬랜더 원단 소싱 매니저는 “가격은 중국산보다 높지만, 트렌드를 선도할 만한 세련된 스타일의 프린트 니트류와 레이스를 생산하는 한국 기업들을 많이 알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특히 그는 “한국 섬유가 중국산보다 품질이나 기능성에서 더 뛰어나다는 걸 많은 뉴욕 디자이너와 바이어들도 알고 있다”며 앞으로는 한국 업체들이 현재 미국시장에서 압도적 우위를 보이는 중국산 섬유를 일정부분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매년 한국섬유전에 참가하고 있는 에밀리 리 랄프로렌 수석 디자이너는 “동물보호 운동이 확산되면서 랄프로렌에서는 양모 이외에는 모피를 사용한 옷을 만들지 않고 있다”며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인조 피혁과 인조 모피 등에서 경쟁력있는 한국 업체들의 성공 가능성을 점쳤다.

`2013 뉴욕한국섬유전` 행사장에서 제품을 살피고 구매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대구에 본사를 둔 텍스타일의 김영동 실장도 “미국을 비롯해 유럽과 남미, 아시아 등에 고루 수출하고 있다”며 “특히 현지 바이어들은 중국 제품보다 가격이 다소 높아도 제품 납품이 빠르고 불량률이 낮으면서도 고객들의 요구에 대한 피드백까지 신속하다는 점에서 한국 기업들을 선호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텍스타일은 지난해부터 뉴욕한국섬유전에 참가하면서 미주 유력 바이어들로부터 테스트용 주문을 꾸준히 받고 있다. 이에 따라 3년전 120억원 수준이던 연 매출이 작년에는 400억원까지 늘었고, 올해에는 500억원 이상으로 잡고 있다. 텍스타일은 천연실크를 카피한 인조실크 등을 주로 생산하고 있다.

김 실장은 “원단의 경우 상담부터 실제 대량 구매까지 시차가 큰 편”이라며 “전시회에서 바이어들로부터 관심을 많이 받고 있어 앞으로 3년쯤 뒤엔 실적 성장으로 이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행사를 주관한 엄성필 코트라 북미지역 본부장은 “한국 섬유업체들은 기존의 좋은 품질과 대고객 서비스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만큼 현지 디자이너들을 사로잡을 새롭고 독창적인 디자인과 소재를 지속적으로 개발한다면 우리 섬유산업도 한류의 대열에 동참하며 제2의 전성기를 맞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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