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한규란 기자] 일본 골든위크를 일주일 앞둔 항공업계가 울상이다. 매년 이맘 때면 한국을 찾는 관광객으로 특수를 누렸지만 올해는 발길이 뜸하기 때문이다. 엔화 가치가 큰 폭으로 떨어진데다 대북 리스크, 신종 조류인플루엔자(AI) 등 잇따른 ‘3대 악재’가 항공사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
23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003490)과 아시아나항공(020560) 등 국내 항공사의 골든위크 연휴 기간 일본 노선 예약률은 현재 60~70% 수준이다. 탑승률이 80%를 웃돌던 지난해와 비교하면 크게 줄어든 수치다.
일본의 법정공휴일인 골든위크 기간은 오는 27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다. 이 기간 대한항공의 일본 노선 예약률은 현재 60%, 아시아나항공도 같은 기간 일본 노선 예약률이 63% 정도에 불과하다. 두 항공사의 일본 노선 연평균 탑승률이 60~70%인 점을 감안하면 올 골든위크 특수는 실종된 셈이다. 이들 항공사의 작년 일본노선 탑승률이 80%에 달했고 특히 도쿄, 오사카 등 주요 노선은 예약률만 90%에 육박했었다.
연휴기간 부정기편 운항 횟수도 줄었다. 대한항공은 작년 골든위크 기간 일본 노선에 모두 19편의 부정기편을 편성했지만 올해는 주요 노선인 나고야~인천 노선에 내달 2일과 6일 단 두 차례 부정기편을 띄운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작년과 비슷한 수준으로 왕복 기준 총 52편의 부정기편을 운항할 예정이다.
골든위크 기간 관광 특수가 사라진 원인은 연일 폭락하는 엔화값으로 인해 일본 관광객의 호주머니가 상대적으로 가벼워진데다 대북 리스크가 작용한 탓이 크다.
한국관광공사는 올해 골든위크 기간 동안 한국을 찾는 일본인 관광객이 지난해보다 10.9% 줄어든 11만4000명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여기에 최근 중국발 조류 인플루엔자(AI) 문제까지 겹쳐 일본 관광객들은 선뜻 한국행 비행기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경기 불황 탓에 가뜩이나 힘든데 여러 악재까지 겹쳐 힘들다”며 “그나마 기대하던 관광특수마저 사라질 조짐이라 전전긍긍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