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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장서윤 기자] "가혹한 시대 상황을 온몸으로 관통해 간 백석과 설정식 두 시인은 동일한 역사적 시간대에서 서로 다르지만 독자적인 길을 개척해갔습니다"(황광수 국민대 문예창작대학원 교수)
올해로 탄생 100주년을 맞는 백석·설정식·이호우·정소파·김용호 등 문인들을 기념하는 문학심포지엄이 열렸다. 3일 서울 광화문 교보빌딩 세미나실에서 열린 `언어의 보석, 어둠 속의 연금술사들` 세미나에서는 근대문학 100년을 조명하고 한국문학사를 되돌아보는 작업이 진행됐다.
이날 유성호 한양대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심포지엄은 백석과 김용호, 설정식과 이호우, 정소파의 문학세계를 차례로 재조명하는 내용으로 이뤄졌다.
백석 시의 매력과 현재적 가치를 탐구한 첫 세션에서는 `백석 시의 언어와 미적 원리`에 대한 분석이 이뤄졌다. 발표자로 나선 고형진 고려대 교수는 백석 시의 매력을 소월, 영랑, 미당, 목월로 이어지는 운율시의 계보에서 벗어난 지점에 있다고 전했다.
고 교수는 "백석의 시는 규범적인 시의 모형에서 살짝 벗어나 있으면서도 전문 독자와 일반 독자 모두에게 시적 매력을 강하게 전해주는 데 있다"며 "가공되지 않은 자연어가 발산하는 친근한 정감과 숙성한 맛이 깊고 그윽한 느낌을 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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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명의 구체성`도 또다른 매력요소로 자리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서는 "백석의 시에는 관념적이고 추상적인 시어들이 최대한 배제된 체 구체적 대상을 지시하는 언어로 가득차 있으며 풍경 묘사를 세밀화하고 정서와 분위기를 풍부하게 조성한다"고 전했다.
토론자로 나선 김응교 숙명여대 교수는 "백석 시에는 불교에 얽힌 종교 어휘를 비롯해 무속적인 어휘가 가지는 힘이 크다"며 무속적 언어와 가상 공동체를 백석은 의식주 공동체로 구현하고 있다"고 밝혔다.
백석 시의 현재적 가치에 대해 발표한 김춘식 동국대 교수는 그의 시가 식민지 시대의 체험을 미적으로 관통하고 있다고 전했다.
김 교수는 "백석의 시는 식민지적인 조건에서 탄생한 탈식민주의적 미적 모더니티를 대표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며 "한국문학에서 식민지 체험을 부끄러운 과거로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사실이나 기억의 차원에서 가감없이 객관적으로 드러내고 있는 문학"이라고 말했다.
백석 시에 대한 현재성과 관련한 논의에서는 "풍속적 인정과 말이 어우러진 평화로운 삶에 대한 동경을 보여주고 있다"며 "일상적 삶을 스치듯 초연하게 바라봄으로써 스스로를 통찰하며 따뜻함과 인정을 품으면서 낭만적 가치관을 대변한다"고 밝혔다.
김용호·설정식·이호우·정소파 등에 대한 재조명도 이뤄졌다.
유재천 경상대 교수는 "김용호의 시는 개인의 체험을 바탕으로 진솔한 표현과 서민의식을 지니고 전후의 혼란스런 독자들에게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켰다"고 의의를 전한 데 이어 홍용희 문학평론가는 "설정식은 해방공간이라는 혼란한 상황에서 진리를 찾으려는 길 찾기를 시도한 구도자적 모습을 보였다"고 밝혔다.
또 허윤회 성균관대 강사는 `이호우과 정소파의 시 속에 담긴 의미와 무의미`라는 주제로 발표를 진행, "이호우는 시조의 문학적 개량이라는 측면에서 얼마만큼 현대화하고 국민시로 보급할 것인가에 관심을 기울였다"고 전한 데 이어 "정소파는 기존의 자유시에서 축적된 문학적 성과를 시조 형식에 접목, 시조의 수준을 끌어올리는 데 주안점을 두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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