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 부르는 中 집값..소작농 내집마련 1100년 걸려

박기용 기자I 2010.12.24 13:28:42

고공행진 `집값 분노`, 이메일 통해 확산
"창녀라면 46살까지 매일 손님 받아야..내집 마련? 불가능"

[이데일리 박기용 기자] 소작농이 베이징에서 집을 사기 위해선 무려 1100년을 일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창녀라면 46살까지 매일 손님을 받아야 하며, 도둑은 2500건의 강도짓을 해야 겨우 집을 살 수 있었다.

24일 파이낸셜 타임스(FT)에 따르면 이렇게 연일 하늘을 찌를 듯 치솟고 있는 베이징 시민들의 집값에 대한 분노가 냉소적인 내용의 한 이메일을 통해 확산되고 있다.

이메일은 현재 시가 300만위안(한화로 5억2000만원 가량)인 베이징 중심가에 위치한 100평방미터 규모의 아파트를 사기 위해 시민들이 얼마나 일을 해야 하는지를 직업별로 계산했다. 물론 내부 인테리어나 가구, 가전제품 가격이 제외된 액수다.

이메일에 따르면, 자연재해가 없는 상태에서 평균적인 크기의 작은 땅에서 일하는 소작농이라면 당나라 때인 서기 907년부터 오늘날까지 무려 1100년 이상 줄곧 일을 해야 집을 사는 게 가능하다.

창녀라면 18살부터 46살까지 매일 저녁 쉬지 않고 1만명의 손님을 받아야 집을 살 수 있다. 도둑은 집을 사기 위한 자금을 구하려면 2500건의 강도 사건을 저질러야 된다.

지난달 중국의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역대 최고치인 5.1%를 기록했다. 최근 인민은행 조사에 따르면 물가 상승에 대한 중국인들의 불만은 지난 99년 조사가 이뤄진 이래 최고 수준을 기록 중이다.

이메일를 쓴 사람은 평범한 사람들이 맞닥뜨리게 되는 체념적 상황을 냉소적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최소 5만위안(한화로 약 867만원)이 드는 제왕절개로 태어나선 안 되며, 최소 3만위안이 드는 학교를 다녀서도 안 된다. 약값의 마진이 최소 10배라 아파서도 안 된다. 죽을 땐 최소 3만위안의 비용이 드는 화장으로 장례를 치러도 집을 사는 게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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