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경민 기자] 국제통화기금(IMF)이 재정난을 겪는 그리스에 대해 추가 지원을 검토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 5월 EU와 함께 그리스에 1100억유로(1430억달러) 규모 지원을 결정한 이후에도 그리스에 대한 불안감이 가라앉지 않고 있는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대규모 지원과 함께 그리스는 혹독한 긴축에 나서고 있지만 그리스가 디폴트(채무불이행)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는 여전하다. 그리스 10년물 국채 수익률이 최근 11%까지 치솟았고 독일 국채와의 수익률 격차(스프레드)는 9%로 지난 6월 7.8%보다 확대됐다.
게다가 그리스는 국가부도 위기가 고조된 지난 4월 이래 대외 신용도 추락으로 국제 금융시장에서 국채를 발행하지 못하고 있어 아직 자체적으로 자금을 조달하기에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이에 IMF은 향후 디폴트나 채무 재조정과 같은 사태에 대비하고자 이번 지원이 끝난 이후 추가 지원에 나설 것인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한 채권 애널리스트는 "IMF는 그리스가 추가 지원을 받지 않을 정도로 자생력을 회복하길 바란다"면서도 "그러나 지금의 긴축 이후에도 그리스가 시장에서 자신감을 되찾지 못한다면 추가 지원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익명의 관계자는 "IMF는 내년이면 그리스 채권 발행이 정상 수준에 오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그렇게 된다면 추가 지원은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그리스 정부는 IMF, EU와 함께 지난 15일부터 이틀간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 지역에서 그리스의 신용 등급 재건에 대한 노력을 설명하고자 로드쇼를 진행했다. 게오르게 파파콘스탄티누 그리스 재무장관은 "그리스가 경제 위기 국면에서 조금씩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채무 재조정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