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원정희기자] 삼능건설, 월드건설 등 1차 구조조정 대상으로 꼽힌 건설사들에 대한 신규자금 지원, 이자감면 등의 채무재조정안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25일 금융계에 따르면 전일 삼능건설 주채권은행인 광주은행은 채권단 회의를 열고 실사결과 보고와 함께 채무재조정과 관련한 개략적인 내용을 보고했다.
삼능건설의 경우 당초 워크아웃 개시를 결정하면서 오는 4월22일까지 채권행사를 유예했던 것을 2년 혹은 3년 더 연장하는 내용 등이 채무조정안에 포함됐다.
아울러 정확한 규모는 확정되지 않았지만 약 200억~300억원의 신규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번 주 안으로 6개 채권기관으로 구성된 운영위원회를 열어 논의한 후 오는 30일 채권단 회의에 신규자금지원 등을 포함한 채무재조정안을 부의할 예정이다.
그러나 광주은행 한 관계자는 "주채권은행이지만 50개 채권기관으로 구성된 채권단내 의결권 지분이 20%가 채 안되고 시중은행을 다 합쳐도 50%가 안된다"며 "제2금융권의 동의여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채권단 내에서 2금융권의 의결권 비중이 높은 경우 이들로부터 신규자금 지원 동의를 이끌어내는게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것이다.
A은행 한 관계자는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의 경우 워크아웃을 시작하면 최소 3~5년정도 걸리는데 그동안 자금을 회수할 수도 없고 추가로 신규자금 지원도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1금융권보다 더 큰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아울러 신한은행도 월드건설과 경남기업(000800)에 대한 실사를 끝내고 채무조정안을 채권단에 제출한 상태다. 월드건설의 경우 오는 26일 채권단협의회를 열고 신규자금 300억원 지원에 대해 논의를 할 예정이다.
오는 4월초께는 이같은 안을 확정한 후 MOU를 맺을 방침이다. 월드건설은 이미 워크아웃 개시 이전에 237억원의 긴급자금을 수혈받기도 했다.
외환은행(004940)도 이수건설에 대한 실사를 지난주말 끝내고 오는 27일 채권단 협의회에서 실사보고를 할 계획이다.
반면 우리은행이 주채권은행으로 있는 풍림산업(001310) 삼호(001880) 우림 동문건설 등의 경우 사업장이 많아 실사작업에 다소 시간이 걸리고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실사 막바지 작업을 하고 있다"며 "이달 안으로 실사는 모두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시중은행인 B은행 관계자는 "역시 신규자금 지원이 가장 민감하다"며 "일반적으론 신규자금 지원 분담때 담보가 있는 여신과 없는 여신에 차별을 둬야 하는데 담보 유무에 관계없이 분담을 하는 분위기라 일부 불만을 가진 채권기관이 있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대부분의 건설사들이 오는 26일부터 이달 말까지 순차적으로 채권단 협의회를 통해 채무재조정안을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채무조정안이 통과되면 채권단은 해당 기업과 MOU를 맺고 본격적으로 워크아웃을 추진하게 된다. 부결되면 채무조정안을 수정하거나 이마저도 안되면 워크아웃을 종결하고 회생절차를 밟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