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이나 쇼크` 2004년과 같은점과 다른점

김윤경 기자I 2006.04.28 14:41:42

2004년 4월29일 26.42p↓..8월 700까지 급락
`올해는 사정 다르다..추세 꺾을정도 아니다"
소재·상품株 충격 불가피 `대안찾기 전략 유효`

[이데일리 김윤경기자] "2004년 4월 `차이나 쇼크`의 재현일까?"

중국 인민은행이 지난 27일 금융기관 대출 기준금리를 5.58%에서 5.85%로 전격 인상키로 하면서 28일 우리 주식시장이 출렁이고 있다.

2년전인 지난 2004년 4월29일 원자바오 중국 총리는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한 긴축정책을 시사하면서 우리 증시를 비롯, 세계 증시가 패닉에 빠졌다. 우리 증시는 당시 하루 26.42p 내렸고 외국인은 7733억원을 내다 팔았다. 환율은 14.3원이 오른 1170.7원으로 급등했다.

◇`쇼크는 쇼크`

28일 금융시장 변동폭은 당시보다 더 크다. 충격은 충격임에 틀림없다.

코스피 지수는 1410대로 주저앉았다가 1420대로 서서히 회복되고 있다. 출발 직후부터 하락을 지속, 오전중 38.68포인트(2.66%) 빠진 1413.85를 기록한 뒤 오후 2시9분 현재 1420.01(-34.28포인트)을 기록중이다.

외국인들은 나흘째 순매도를 지속하며 2094억원 어치를 팔고 있는 중이며, 기관도 나흘만에 `사자`를 접고 1771억원의 매도 우위를 기록하고 있다. 개인만이 3242억원 사들이며 장세를 떠받치고 있는 모습이다.

◇2004년 지수 700붕괴 위기까지..실제 금리인상땐 `잠잠`

더 큰 문제는 앞으로의 추세다.

올초부터 원화 절상과 기업실적 우려 등 각종 악재를 건너왔건만 우리 자체적인 힘으론 막을 수 없는 `중국발 악재`가 도래하면서 시장은 잔뜩 불안감에 웅크리고 있다. 2년전 상황에 대한 `학습효과`도 한 몫을 한다.

2004년 4월29일 `차이나 쇼크` 이후 미국 금리인상과 국제유가 급등 등의 악재가 겹치며 계속해서 급락세를 탔던 종합주가지수는 그 해 8월2일 연중 최저치인 719.59까지 떨어지며 700선 붕괴 위협까지 놓였던 바 있다.

그러나 예상치 못했던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콜금리 인하 조치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중국 인민은행이 10월28일 기준금리 인상을 발표했지만 지수는 이미 악재를 반영할 만큼 반영했다는 인식으로 잠잠했고, 결국 연말까지 800대 후반까지 반등하는데 성공했다.


◇소재·상품주 단기충격 불가피

그렇다면 올해는 어떨까. 2년전과는 조금 상황이 다르다는 점을 먼저 짚어볼 필요가 있다.

먼저 2004년 4월 중국의 긴축기조 시사는 이어 미국의 금리인상과 맞물렸고, 실제 금리인상 조치도 대출 금리 뿐 아니라 예금금리까지 함께 이뤄졌다. 대출금리는 5.31%에서 5.58%로, 예금금리는 1.98%에서 2.25%로 올랐다.

이번엔 대출금리만 인상됐지만 우리 증시에 미칠 영향 자체는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철강과 석유화학, 기계, 운송업이 받을 단기 충격은 불가피하다.

당시 포스코(005490)의 경우 방어주란 관점에서 상대적으로 하락률이 낮았던 점은 눈여겨 볼 만하다.

포스코의 경우 이번에도 공교롭게 9000억원의 자금을 투입, 자사주 4%를 매입한다고 밝히면서 중국발 충격을 `자사주 매입`재료로 받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장기 영향은 제한적"..추세 꺾지는 못할 것

시장 전체적으론 2004년과 올해의 증시 내외부 여건이 다르다는 점에서 충격 자체는 피할 수 없지만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예측이 대부분이다.

김성봉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시장 전반에 미칠 영향은 단기적이고 제한적일 것"일 것이라며 증시의 추세 자체가 꺾이진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우선 이번 금리 인상이 강력한 긴축으로 보기 어렵고 지금의 상품가격 상승이 중국 이외에도 중동의 투자수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와 글로벌 경기의 회복, 고유가 및 달러 약세가 맞물린 결과이기 때문이라고 설명이다. 

김 애널리스트는 따라서 우려하기 보단 대안찾기에 나설 것을 조언했다.

그는 "정보기술(IT)과 자동차 등 수출 관련 기업은 원화강세와 더불어 외국인 매도가 진행중인 업종으로 중립 수준에서 접근하는 전략을 계속 유지해야 할 것"이라며 "현재 진행중인 악재의 직접적인 영향을 덜 받는 업종인 금융, 통신, 소비재의 상대적인 매력이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마주옥 한화증권 이코노미스트도 "대출금리의 인상은 금융기관에 대한 하나의 경고이며, 중국 경제상황이 전반적으로 과열이 아니며, 소비지출이 부진하고 농촌경제 부양에 정부가 노력하고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전반적인 긴축 정책의 시작이라고 볼 근거는 희박하다"고 말했다.

따라서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은 매우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다.

김재은 SK증권 이코노미스트는 긴축에 이어지는 위안화 절상 가능성 관련해선 "2004년의 경우보다는 다소 빠르게 진행되겠지만 여전히 선진국의 기대보다는 완만한 수준에서 이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 이코노미스트는 "우리 증시엔 원화 절상의 근거로 작용할 수 있는 등 불안 요인도 있겠지만 유동성 측면에서나 중장기적 금융 시장 불안요소가 축적되었다는 측면에서 부정적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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