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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기업 해외상장길 막히나…시진핑이 직접 만든 CAC 권한 대폭 강화

방성훈 기자I 2021.07.09 11:00:36

WSJ, 소식통 인용 "CAC, 中기업 해외증시 상장 총괄"
中기관 간 의견조율 후 IPO 여부 최종 결정할듯
디디추싱, 中정부 권고 무시한 美상장에 초강력 처방
"데이터 유출 방지·외국 간섭 차단하려는 시진핑 의지"

(사진=AFP)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중국 사이버 감독기구인 인터넷안보심사판공실(CAC)이 중국 기업들의 미국 뉴욕증시 상장을 규제할 수 있는 새로운 권한을 부여받게 됐다. ‘중국판 우버’ 디디추싱이 미국에서의 기업공개(IPO)를 연기하거나 중국 본토 또는 홍콩 증시에 상장하라는 중국 규제당국의 권고를 무시하고 미 증시 상장을 강행한데 따른 조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8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CAC가 앞으로는 중국 기업의 해외증시 상장을 총괄할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됐다면서, 국가안보를 위협한다고 판단할 경우 상장 계획을 차단할 수 있게 됐다고 보도했다.

이번 조처는 디디추싱의 미 증시 상장을 계계로 마련됐다. 앞서 중국 규제당국은 디디추싱이 미 뉴욕증시에 상장하기 전 “시기가 좋지 못하다”며 상장 연기를 권유했지만, 디디추싱은 이를 무시하고 IPO를 강행해 지난달 30일 미 뉴욕증시에 공식 데뷔했다.

소식통은 WSJ에 “중국 지도부는 규제당국 기관들 간 손발이 맞지 않아 디디추싱 사태가 발생했다고 보고 있다”며 “CAC는 앞으로 모든 규제기관 간 의견을 조율하고 최종 결정을 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CAC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직접 설립한 기구로 중국 공산당 중앙상임위원회에 직접 보고하는 기관이다. WSJ은 “CAC가 자국 기업들의 해외증시 상장 여부 등을 최종 결정하는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며 “앞으로 해외상장을 계획하는 중국 기업, 특히 미 증시 상장을 추진하는 기업에 대한 감독과 규칙을 강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민감한 데이터를 대량 확보하고 있는 IT기업들을 비롯해 민간기업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고, 중국을 외국 간섭이나 영향력으로부터 차단하려는 시 주석의 의지가 담긴 조처”라고 평가했다.

중국 정부는 자국 IT기업이 해외 상장시 정부의 허가를 얻도록 의무화하는 법 개정도 추진하고 있다.

한편 중국 규제당국은 디디추싱이 미 증시에 상장한 직후 이 회사를 상대로 국가안보 위협 혐의와 관련해 지난 2일부터 조사에 착수했다. 이틀 뒤인 4일에는 앱스토어 등에서 디디추싱 애플리케이션(앱) 다운을 금지하는 등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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