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 때문에'..태풍 더욱 강력해진다

유재희 기자I 2014.03.05 12:00:00

지구온난화로 해수면 온도 상승
태풍 진로도 점차 예측 어려워져..“국가적 대비 필요”

[제주= 이데일리 유재희 기자] 지구온난화로 인해 과거보다 더욱 강력한 태풍이 발생, 우리나라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또한, 태풍의 영향시기와 진로가 점차 변화하고 있어 국가적 차원에서의 대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장기호 기상청 국가태풍센터 팀장은 5일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 국가태풍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지구온난화로 해수면 온도가 상승하고 있다”며 “수온 상승으로 열대해역에서 더 많은 수증기가 공급됨으로써 더욱 강력한 태풍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태풍센터에 따르면 지난 10년(2000~2010년)간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친 태풍의 강도는 중심기압이 4.2헥토파스칼(hPa) 감소하고, 중심 부근의 최대풍속이 초속 2m 상승했다. 태풍은 중심기압이 낮을수록, 최대풍속이 빠를수록 위력이 세다. 한반도에 영향을 주는 태풍의 강도가 추세적으로 강해지고 있는 것.

쁘라삐룬(2000년), 루사(2002년), 매미(2003년), 나리(2007년), 볼라벤(2012년) 등 역대 태풍강도 순위 1~5위가 모두 2000년 이후 발생했다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할 수 있다.

중위도에 속하는 우리나라(북위 33~43도)의 경우 초강력 태풍의 안전지대로 인식돼 왔다. 하지만, 최근 한 대학의 연구결과 슈퍼 태풍이 도달한 위도가 1975~1992년에는 북위 28도에 그쳤으나 1993~2012년에는 34도로 6도 정도 북상한 것으로 확인된 것도 우려되는 상황이다.

태풍 발생 횟수와 시기에서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작년에는 평년(25.6개)보다 많은 31개의 태풍이 북서태평양에서 발생했다. 아울러 북서태평양에서는 8월(평년 5.9개)에 가장 많은 태풍이 발생하지만, 작년에는 9월(평년 4.9개)에 가장 많은 8개의 태풍이 발생했다.

장기호 팀장은 “지구온난화 등으로 강력한 태풍 발생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태풍의 영향시기와 진로변화를 예상한 국가적인 대비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국가태풍센터는 이러한 변화에 대비하기 위해 △태풍예보관의 역량 강화 △태풍전용모델 개선 및 개발 △태풍 집중관측망 구축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태풍 예보·분석 인력은 14명 수준으로 미국·중국의 20% 수준에 그치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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