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인경 기자]손학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은 3일 한나라당 출신이라는 ‘주홍글씨’가 따라다닌다는 지적에 대해 “당시 민주 운동 세력의 한 분열”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 혼자만이 아니라 사회적으로 같이 치유하고 통합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손 고문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민주평화국민연대 주최 대선후보 초청간담회에서 이처럼 밝혔다.
손 고문은 입당 상황에 관해 “92년 (김영삼 전 대통령이) 당선된 후 몰아친 개혁의 열풍은 저는 유인하게 충분했다”며 “참여해 나서서 정치를 해보려 했다”고 설명했다.
손 고문은 친구이기도 한 고(故) 김근태 상임고문과의 추억을 털어놓기도 했다.
손 고문은 “김영삼-김대중 노선에 대해 아주 치열하게 논쟁을 한 적이 있다”며 “저는 ‘김영삼도 민주주의자’라 주장했고 김 고문은 ‘김영삼이 어떻게 민주주의자냐, 어떻게 김영삼과 김대중을 한 틀에 놓고 이야기할 수 없다’라고 말했다”고 되짚었다.
이어 “저는 한나라당 들어가 자기 변호하려 했고, 근태는 그게 못마땅해서 그랬을 지도 모른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김 전 고문이) 친구에 대한 인간적인 애정은 깊지만 제 정치노선에 대해서는 흔쾌하지 못했던 것을 잘 안다”며 “ 한나라당 간 것에 대해서 못내 용서를 안 했을 지도 모르겠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또 “93년 광주 망월동 묘역에 갔을 때 민자당 출신이 여기 왜 왔냐는 소리도 들었다”며 “그 때 김영진, 장영달, 이길재 전 의원이 날 보호하며 이 사람도 우리 민주 동지라고 했다”고 말을 이었다.
손 고문은 “김 전 상임고문을 비롯해 당시 평민당을 선택한 가까운 친구, 동료들이 압도적으로 많았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아울러 “한나라당 출신이라는 주홍글씨를 억지로 지울 필요는 없다”면서도 “다만 젊어서부터 추구해온 민주주의 가치, 항상 같이 가려 했던 이 땅의 사회적 약자, 노동자, 어려운 사람들. 그리고 김 전 상임고문이 ‘학규 좋은 사람이긴 한데’라며 뒷말을 잇지 못했던 것에 대한 죄 값은 꼭 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