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in | 이 기사는 04월 19일 11시 20분 프리미엄 Market & Company 정보서비스 `마켓in`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
[이데일리 문정현 기자] 미국 신용평가사 스탠다드앤푸어스(S&P)가 미국 신용등급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조정했다. 현재 미국 국가신용등급이 `AAA`인데 앞으로 이를 강등할 가능성이 3분의 1은 된다는 얘기다.
미국 금융시장은 등급전망 하향을 진부한 조치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다만 향후 미국 정부의 과도한 재정지출 이슈가 부각될 경우 연준의 통화정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관심사다. 연준이 정부 대신 바통을 이어받아 경기부양에 나설지, 아니면 재정정책에 발맞춰 부양책을 거둬들일지 여부가 국내 시장에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 "美 재정적자 우려, 통화정책 정상화 늦출 것"
향후 논란이 될 포인트는 미국 재정지출과 양적완화가 같은 호주머니에서 나왔는지 여부다. 미국이 이를 같은 호주머니로 인식한다면, 재정정책의 운신폭이 줄어드는 대신 연준이 경기부양 역할을 대신 맡아서 할 수 있다.
일부 채권전문가들도 이 같은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윤여삼 대우증권 연구원은 "연준이 양적완화를 실시한 이유가 미국 정부의 재정부담을 인수하고 시중에 유동성을 공급하는 효과였다는 점을 생각할 때 미국의 재정긴축이 연준의 양적완환를 제한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증시가 조정을 받고 통화정책 정상화가 더욱 더뎌질 수 있다는 점에서 국내 채권시장에는 강세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염상훈 SK증권 연구원도 "미국 연방정부의 채무한도는 14조3000억달러인데 작년말 이미 총 부채규모가 14조달러를 넘어서 올해 채무한도를 넘어설 것이 거의 확실시 되고 있다"고 전망했다. 염 연구원은 "미국 재정긴축이 시장의 예상보다 빨리 시작될 경우 미국 경 제에 대한 우려가 더욱 커질 수 밖에 없고, 연준은 최대한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미루고 금융시장 지원을 강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한국은 미국과 관계없이 출구전략을 이행해 나갈 것이나 미국 신용등급 전망 하향조정은 한국 국채의 상대적인 매력도와 원화 절상 기대감을 키워 강세 재료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 "양적완화 없어도 미국 회복 지속"
하지만 현재 보이고 있는 미국 경기회복이 양적완화와 관계없이 자생적으로 이뤄질 가능성도 남아있다. 이 경우 재정정책과 통화정책 변화가 국내 정책에 유의미한 영향을 끼치긴 힘들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의 한 관계자는 "미국의 재정정책과 금융정책이 동일한 부양책을 쓴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현재 미국 경제 펀더멘털이 양적완화 정책 여부와 상관없이 회복 가능한 상태인가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만약 양적완화와 관계없이 성장이 가능하다는 판단이 서면 추가 양적완화의 필요성도 떨어지게 된다.
이 관계자는 "현재까지 나온 소비, 투자, 고용 등의 지표를 보면 생각보다 미국 경제의 펀더멘털이 탄탄하며 성장을 지속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의 양적완화정책에 변화가 생긴다면 국내에 유입되는 자금 흐름에 변화가 있을 수 있겠지만 미국 경제가 호조를 지속한다면 큰 영향을 받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