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오상용기자] 23일 코스피가 사흘연속 사상최고치 행진을 이어가며 1650선에 성큼 다가섰다.
간밤 뉴욕증시가 차익매물에 밀려 혼조 양상을 보였고, 코스피 역시 단기급등에 따른 부담이 적지 않았지만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를 꺾지는 못했다.
차익실현 매물로 오전중 지수가 꺾이기도 했지만 장중 조정에 그쳤다. 사흘 연속 장중 조정 시도가 나타나고 있지만 중국과 일본 등 아시아 증시 전반이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어 덩달아 자신감이 붙는 양상이다.
순환매의 바통은 제약주가 이어받았다. 실적 개선세에 비해 덜 올랐다는 측면이 모멘텀으로 작용했다. 다만 시장 전반적으로는 단기급등한 주도주의 피로감으로 상승 탄력은 둔화됐다.
덜 오른 종목을 중심으로 종목고르기 장세가 펼쳐지면서 대형주 보다는 중소형주의 흐름이 더 좋았다.
이날 코스피는 3.71포인트, 0.23% 오른 1646.59에 장을 마쳤다. 종가기준으로 사흘째 사상최고다. 장중 기록한 최고가는 1651.61로 높아졌다.
상승출발한 코스피는 중국 시장 개장을 전후로 차익실현 매물에 밀려 하락반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오후들어 중국 증시가 오름세를 확대하고 외국인의 매수세가 늘어난데 힘입어 상승 흐름을 지켜냈다.
거래량과 거래대금은 전날 보다 줄었다. 조정 가능성과 추가 상승 가능성 모두 열려 있어 과도하게 팔거나 대거 사기에는 부담스러운 감이 없지 않았다.
의약품 업종이 4.63% 급등했다. 엿새째 오름세다. 황금단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제약주의 경우 2분기 실적 호전 가능성이 높은데도, 다른 업종 대비 덜 오른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보험과 증권 자동차부품도 여기에 해당한다고 했다. 삼일제약(000520)이 상한가를 기록했고 대웅제약 영진약품 종근당 동화약품 등이 8% 넘게 올랐다.
운수창고업종도 2% 넘게 올랐다. 사흘째다. 현대차 정몽구 회장측이 사회공헌 자금 1조원을 글로비스(086280) 주식이 아니라 현금으로 낼 것이라는 소식에 불확실성이 해소된 글로비스는 6.57% 급등했다. 현대상선(011200)도 4.43% 뛰었다. 운송주들은 중국 고성장에 바탕해 실적 개선이 클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최근 유가 오름세가 걱정이었지만, 어제는 내려 일부 부담을 덜었다.
수주확대와 하반기 내수경기 회복 기대감, 신도시 개발 수혜 등을 재료로 최근 강세를 타고 있는 건설주도 1.55% 올랐다. 두바이 개발사업 참여를 호재로 성원건설(012090)이 사흘째 상한가를 기록했고, GS건설과 남광토건의 오름폭도 컸다.
포스코(005490)와 현대중공업(009540) 등 철강과 조선주는 올랐지만 상승탄력이 둔화되는 모습이었다. 기계와 화학업종은 내렸다.
전날 반짝했던 삼성전자(005930)는 0.53% 내렸다. 가격 메리트 말고는 내세울 게 없어 오름세를 지속하기가 힘든 상황이다. LG필립스LCD도 닷새만에 내렸다. 낙폭이 3.4%로 비교적 크다.
시총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오른 종목은 포스코와 신한지주 SK텔레콤에 불과했다.
매수주체별로 외국인이 이틀 연속 샀다. 개인과 기관은 팔았다. 지수선물 시장에서는 외국인이 팔고 개인과 기관이 샀다. 프로그램을 통해서는 비차익위주로 1095억원의 순매도가 이뤄졌다.
주가가 오른 종목은 430개다. 내린종목은 355개다. 나머지 63개는 보합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