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이진철기자] 투기지역 주택담보대출 제한조치가 신규분양 아파트의 중도금대출까지 적용되면서 향후 분양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6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이 주택담보대출이 있는 사람은 투기지역에 공급되는 다른 아파트에 대한 중도금대출도 받을 수 없도록 함에 따라 지난 4일부터 투기지역내 신규분양시 중도금 대출알선이나 미분양에 대한 금융혜택 제공 등도 제한을 받게 된다.
주택건설업체들은 투기지역내 중도금 대출제한 대상이 세대가 아닌 개인으로 한정돼 있는 등 마음만 먹는다면 다른 방법으로도 대출이 가능해 당장 분양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신규분양 수요자 대부분이 중도금 대출을 이용하는 상황에서 서울과 수도권을 비롯해 지방 대도시 등 분양 인기지역 대부분이 투기지역으로 지정돼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분양시장에 심리적인 악영향은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김학권 세중코리아 사장은 "분양시장이 실수요자 위주로 재편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강남이나 여의도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곤 대출없이 목돈을 준비해 분양대금을 납부하는 계약자는 거의 없다"면서 "투기지역내에서 큰 평형의 집으로 옮기려는 수요자나 노후대책, 자식증여 등을 염두한 장기목적의 수요를 위축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건설업체들은 아파트분양시 계약금을 제외한 중도금과 잔금 등의 분양대금에 대해 금융기관의 중도금대출을 알선해주고 있다.
지난 4일부터 청약접수를 진행중인 서울6차 동시분양에서는 금융기관을 끼고 분양가의 40% 정도의 대출을 알선해주고 있으며, 5개 참여업체중 3개 단지는 송파구, 마포구, 양천구 등 투기지역으로 지정된 곳에 위치해 있다.
동시분양에 참여한 D업체 관계자는 "기존에 중도금 대출이 있는 경우는 대출이 불가능하지만 신용불량자만 아니라면 투기지역내 담보대출이 있는 것과 관계없이 대출이 가능하도록 편의를 봐주고 있다"고 말했다.
◇사전에 대출가능 여부 확인필요.. 미분양물량·비인기단지 `타격`
지방의 경우는 중도금 대출여부가 분양성공 여부를 좌우할 정도다. 지난달 27일 투기지역으로 지정된 대구 수성구에서 분양한 태영(009410) `데시앙`의 경우 지난 4일 1순위 청약결과 21대 1의 높은 경쟁률로 전평형이 마감됐다. 이 아파트의 경우 계약금 10%만 내면 중도금 50% 대출알선은 물론 이자를 입주시 납부하는 이자후불제를 적용한 것이 높은 청약률을 기록하는데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투기지역내 미분양 아파트들도 주택담보대출 제한대상에 해당되기 때문에 업체들이 그동안 제공했던 금융혜택에 차질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미분양 아파트는 대부분 계약금이 분양가의 5~10% 수준인데다 중도금 이자후불제나 중도금 무이자 융자 등 추가적인 금융혜택으로 자금부담을 상대적으로 줄여 수요자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한신공영(004960)이 강동구 길동에 분양하는 아파트의 경우 계약금 2000만원에 중도금 40% 이자후불제를 적용하고 있으며, 우림건설이 평택시 가재동 아파트도 계약금 5%에 중도금 무이자융자 혜택을 제공, 미분양 물량해소에 나서고 있다.
대형건설업체는 관계자는 "당장 분양마케팅 전략이 달라질 것은 없다"면서도 "종전과 달리 중도금 대출제한을 받는 수요자가 생겼다는 것은 그만큼 분양수요층 감소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시장분위기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창욱 건물과사람들 사장은 "이제는 신규 아파트를 분양받으려면 사전에 금융권 대출을 받을 수 있는지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면서 "중도금 대출조건이 까다로워진 만큼 투기지역내 비인기단지는 분양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