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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방산비리와 분식회계 논란으로 사업 차질을 빚던 한국항공우주(047810)가 신용등급 하락 위기에서 일단 벗어났다. 하지만 수익성·재무안정성 저하가 단기간 회복할 수 있을지 불확실하다는 평가에 신용도에 미칠 부정적 영향은 지속된다는 평가가 나왔다.
NICE신용평가는 한국항공우주의 장·단기 신용등급 전망의 하향 검토(↓)를 해제하고 ‘부정적’을 부여했다. 장기 신용등급은 ‘AA-’ 단기 ‘A1’을 유지했다. 앞서 신용평가 3사는 한국항공우주 불확실성과 관련해 신용등급 전망 하향 검토를 제시한 바 있다.
이번 등급전망 부정적 부여는 단기간 내 영업수익성 회복 불확실성과 수주·매출 감소 및 고정비 부담, 자금 회수 지연 장기화 가능성 등을 감안했다. 하향 검토 대상에서 해제한 이유는 정부의 수리온 납품 재개(전력화와 체계결빙능력 입증 병행 추진) 결정으로 사업·재무 측면 단기 불확실성이 축소됐다는 판단에서다. 주요 사업 관련 지연 또는 차질이 발생한 이후에도 직접 금융시장에서의 자금 조달 등을 통해 단기 유동성 위험에 대한 우려가 상당 부분 완화된 점도 고려됐다.
수리온 납품 재개 결정은 긍정적이지만 단기간 영업수익성 회복 여부는 불확실하다는 판단이다. 회사는 결빙 대응능력 등 수리온 관련 품질 문제와 납품 지연으로 3분기 누적 기준 수리온 2차 양산사업 관련 공사지연위약 충당부채 1035억원, 체계결빙 등 현안 해결을 위한 충당부채 456억원 설정 등 상당 규모 비용을 인식했다.
최중기 기업평가1실 실장은 “납품일정과 수익성 변동이 나타날 수 있고 품질 문제 해결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이 현재 적립한 충당금 규모를 초과할 가능성이 있다”며 “수리온 이슈는 후속·파생 사업에도 직접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수출용 완제기 수주잔고 감소는 중단기 영업실적 전망에 부담 요인이다. 9월말 수주잔고는 약 18조원으로 풍부한 수준이지만 상당 부분이 KF-X, LAH 등 장기간 매출이 발생하는 연구개발사업 관련 수주액으로 구성됐다. 3분기말 완제기 수출 부문 수주잔고는 9168억원으로 단기 고정비 부담에 따른 영업수익성 저하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수리온 납품 재개가 원활하게 이뤄지면 내년 1분기까지 2차 양산사업 관련 대금회수가 가능하겠지만 감액·비용 지출 가능성 감안 시 실제 회수가능액은 장부상 미청구공사 금액을 상당 수준 하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이라크 T-50 수출 관련 매출채권과 입금 지연 중인 인도네시아의 KF-X 연구개발 사업 관련 투자대금도 단기간 지급 여부 불확실성이 있다”며 “KF-X 사업 관련 유무형자산 투자부담이 지속되는 점을 감안할 때 주요 현안 관련 자금 회수 지연이 장기화될 경우 전반 재무안정성이 현재 신용등급에서 요구하는 수준을 충족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올해 지연보상금과 기타 수주산업 관련 충당부채 설정, 과거 여타 양산 사업 진행 시 안정적인 수익성 관리 사례 등을 고려할 때 내년 이후 점진적인 영업수익성 회복은 가능할 전망이다. 다만 군수부문에서 고정익(FA-50)이 아닌 회전익(수리온) 사업만 진행하고 완제기 수출 부문 수주잔고가 축소된 점을 감안할 때 추가 수주 확보 지연 시 내년 매출액은 2015~2016년 수준을 하회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수리온 납품 중단에 따른 매출채권 회수 지연, 이라크 매출채권 회수 지연 등으로 자금 부담은 확대됐다.
단기 자금수지 변동에 대응하기 위한 추가 현금 보유 부담이 발생해 차입규모도 급격히 상승했다. 향후 수리온 사업 정상화와 이라크 매출채권 회수 여부가 운전자금·차입부담 축소 관건이 될 전망이다.
최 실장은 “주요 사업 관련 운전자금 회수와 차입금 축소 여부, 금융감독원 정밀감리 결과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지속 실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