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을 가진 관중이라면 이 장면을 골키퍼 뒤에서도 볼 수 있었다. 가상현실(VR)을 통해서였다. KT는 각 골대 뒤에 5대의 카메라를 설치했고 이들 카메라가 비추는 화면을 하나의 영상처럼 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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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가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 코리아 2017에서 5G 네트워크 시범망을 통한 미디어 서비스를 제공했다. KT는 이번 U-20 월드컵을 통해 축적한 노하우를 2018 평창 올림픽에도 적용한다.
KT가 5G네트워크 시범망을 구축한 곳은 한국 대표팀의 예선 경기가 있는 전주월드컵 경기장, 결승전이 펼쳐지는 수원월드컵 경기장이다. 23일 경기장에는 총 94대의 카메라가 설치됐다. 카메라에서 찍힌 영상은 영상 간 이어붙이기(스티칭) 작업을 통해 VR, 인터랙티브용 영상으로 제작됐다. 다양한 각도에서 다시보기도 가능해 경기 중계 방송사에서도 활용했다.
◇경기중 골키퍼 뒷모습 “오 신기하네”
경기중 스마트폰에서 ‘FIFA U-20 WC 2017 VR Player’ 앱을 다운 받고 VR 콘텐츠를 선택했다. 아르헨티나 골키퍼의 뒷모습이 나왔다. 사진을 찍는 기자나 볼보이가 있는 위치다. 스마트폰을 들고 비추는 각도에 따라 화면도 360도로 움직였다.
KT 관계자는 “이들 서비스는 대용량 영상을 초고속으로 실시간 전송해야하는 만큼 기존 LTE망으로 제공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5G 시범망을 통해 해결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94대 카메라가 찍은 고화질 영상을 전송하기란 만만치 않다. 이런 영상을 유선망으로 통해 관중석 와이파이 공유기로 보내려면 대규모 유선망이 우선 구축돼야 한다. 1회성 스포츠 행사에 있어 쉽지 않은 선택이다.
5G는 이런 고민의 해결 실마리가 됐다. 이날 KT가 구축한 5G망은 28GHz 고주파 대역에 초당 2~4 Gbps(초당 2GB~ 4GB 전송속도) 속도로 데이터를 실어 보냈다. 5G가 대규모 유선 통신망을 대신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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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는 삼성전자 등 단말기사와 협의해 평창 올림픽 때는 직접 5G 전파를 수신받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 시범 단말기를 내놓겠다는 계획이다. 5G 네트워크와 사용자 사이에 있는 와이파이 공유기도 생략이 가능하다.
◇최종 5G 시연 무대는 평창올림픽
KT는 전주월드컵 경기장 밖에 5G버스를 전시했다. VR 체험행사도 열었다. 홀로그램 등의 기술도 선보였다.
5G 단말도 볼 수 있었다. 지난 3개월 동안 KT의 5G 단말기 크기는 작아졌다. 평창올림픽 때만 해도 안테나와 와이파이 송신기를 합쳐 5G 단말의 크기는 드럼통 정도에 가까웠다. 소음도 적지 않았다. 이 때문에 평창올림픽 준비 상황을 점검했던 공무원 사이에서는 평창올림픽에서 5G 시범 서비스가 가능하겠냐는 의구심마저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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