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다음은 블랙베리’..삼성, 기업용 시장 정조준

임일곤 기자I 2013.01.23 13:58:09

북미서 블랙베리 겨냥 TV광고 개시
보안업체 인수 등 B2B 공략 본격화

[이데일리 임일곤 기자] 삼성전자(005930)가 블랙베리의 텃밭인 기업용 스마트폰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보안을 강화하기 위해 관련 업체를 인수하는가 하면 블랙베리를 겨냥한 TV 광고를 내보내는 등 시장 공략을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23일 IT(정보기술) 전문매체 씨넷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북미지역에서 TV 광고를 통해 자사 스마트폰 ‘갤럭시S3’와 ‘갤럭시노트2’를 소개하는 새로운 광고를 내보냈다. 눈길을 끄는 것은 리서치인모션(RIM)의 스마트폰 블랙베리를 직접 언급하면서 자사 제품이 우수하다는 것을 부각시켰다는 점이다.

삼성전자의 새 광고에서는 갤럭시의 독특한 기능인 ‘S펜’이나 갤럭시노트2의 넓은 화면크기(5.5인치) 등이 강조된다. 광고 마지막에는 갤럭시에 자사 보안 소프트웨어 ‘세이프’가 탑재된 것을 언급하며 기업 업무 환경에서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부각한다. 세이프(SafE, Samsung for Enterprise)는 기업이 직원들의 스마트폰 보안을 관리할 수 있는 삼성의 소프트웨어로 이달 초 소비자가전 전시회인 ‘CES 2013’에서 공개되기도 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삼성전자가 세이프를 기반으로 오는 2017년에는 181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보이는 기업용 보안시장을 노린다고 분석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과거 아이폰과 아이폰 매니아들을 겨냥한 광고에서 ‘The Next Big Thing is Here’라는 슬로건을 사용했는데 이번 광고에선 블랙베리를 의식한 ‘The Next Big Thing for Business is Here’라는 문구를 내걸었다.

삼성이 광고에서 자사 제품을 블랙베리와 비교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블랙베리는 보안이 뛰어나 법조인이나 금융인, 공무원 등 기업용 시장에서 높은 인기를 끌어왔다. 애플이 일반 사용자(B2C) 시장을 장악했다면 RIM은 블랙베리로 기업 업무용(B2B) 시장에서 표준으로 자리매김했다. RIM은 최근 아이폰에 밀려 시장 지배력이 흔들리고 있으나 이달 말 신제품을 선보이며 반전을 모색할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블랙베리를 겨냥한 광고를 선보인 것은 기업 시장 진출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풀이된다.

마침 삼성전자는 기업용 스마트폰 시장을 강화하기 위해 인수합병(M&A)에 나서는 모습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삼성그룹 산하 신기술금융사인 삼성벤처투자는 캐나다 보안 소프트웨어업체인 픽스모(Fixmo)를 인수했다. 픽스모는 미국 국가보안국(NSA)과 함께 ‘센티널’, ‘세이프존’ 같은 보안 소프트웨어를 개발, 판매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픽스모를 인수한 것은 RIM의 독보적인 영역인 기업용 시장 진출을 고민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B2C 뿐만 아니라 B2B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개방형 운영체제(OS)인 안드로이드 단말기는 상대적으로 보안에 대한 우려가 있어 세이프 등 보안에 신경을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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