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기성기자] 삼성그룹이 오는 2010년까지 향후 5년간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인 총 47조원의 연구개발비(R&D)를 투자해 2010년 월드베스트제품 50개, 매출액 270조원, 세전이익 30조원, 브랜드가치 700억달러를 달성, 명실상부한 세계 초일류기업으로 도약키로 했다.
삼성은 8일 경기도 용인 삼성종합기술원에서 이학수 구조조정본부장 등 최고 경영진 및 기술분야 경영진 2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2005 삼성기술전`을 열고 이같은 야심찬 중장기 비전을 발표했다.
삼성은 이번 대규모 R&D 투자를 통해 ▲고용량 메모리 ▲차세대 디스플레이 ▲이동통신 ▲디지털 TV ▲차세대 프린터 ▲시스템 LSI ▲차세대 매스 스토리지(Mass Storage) ▲에어 컨트롤 시스템(Air Control System) ▲에너지 ▲광원 ▲고부가 선박 ▲정밀 광학기기 ▲전자재료 등을 전자·기계·화학분야의 차세대 성장엔진으로 육성, 5~10년 뒤 미래성장 잠재력 확충에 총력을 기울여 나가기로 했다.
삼성은 이를 위해 향후 5년간 매년 6000명씩 총 3만명의 연구개발 인력을 새로 채용하고 R&D 투자와 별도로 산학협력 연구개발에 4조원, 협력업체 경쟁력 강화에 1조2000억원 등 총 5조2000억원을 투입해 협력업체의 동반성장과 산업 기반기술 육성 지원에 앞장 서기로 했다.
연도별 R&D 투자 계획은 2006년 7조8000억원, 2007년 8조7000억원, 2008년 9조6000억원, 2009년 10조5000억원, 2010년 11조4000억원으로 잡았다.
삼성은 이같은 투자를 마무리하는 2010년 차세대 성장엔진 중심의 `캐시카우` 월드 베스트 제품을 현재 21개에서 50개로 대폭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2010년 매출액은 올해 예상치인 139조5000억원의 두배인 270억조원으로, 세전이익은 14조6000억원에서 30조원으로 대폭 늘릴 계획이다. 또 브랜드 가치는 700억달러로 세계 정상권에 진입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는 올해 세계 브랜드 가치 1위인 코카골라의 675억달러를 뛰어넘는 수준이다. 올해 삼성의 브랜드가치는 149억달러로 20위를 기록했다.
삼성의 이번 발표는 `기술준비경영`을 통해 21세기 글로벌 기업간 기술경쟁에서 확고한 우위를 차지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삼성의 기술 성장사는 60~70년대 조립 및 생산효율 중심에서 80~90년대 개발 스피드와 품질개선 중심으로 발전했다. 21세기에는 차세대 기술혁신 역량과 원천기술 확보에 박차를 가해 나가겠다는 포부다.
이학수 부회장은 이날 개회사에서 "이번에 수립한 R&D 계획을 차질없이 실행해 세계가 놀랄 수준의 기술을 개발해 삼성의 미래 뿐 아니라 더 나아가 한국 경제의 견인차가 될 수 있도록 하자"고 당부했다.
삼성은 차세대 성장엔진중 고용량 메모리, 디스플레이, 이동통신, 디지털 TV 등 이미 세계 선두권에 진입한 사업의 경우 2010년까지 현재의 위치를 더욱 확고히 다져나가는 한편 에너지와 광원 등 유망사업으로 예상되는 분야는 대규모의 시장이 형성될 때를 대비해 기반기술 경쟁력을 갖추는데 주력할 계획이다.
삼성은 이들 차세대 성장엔진이 기술의 변화와 부가가치 창출 잠재력, 시장경쟁 우위 가능성, 고용창출 효과 등이 예상되는 분야로 판단했다. 또 이들 사업을 중심으로 디지털화, 브로드밴드화, 유비쿼터스화의 단계적 기술발전에 선제적으로 대응, 기술 패러다임을 주도해 나갈 예정이다.
삼성은 이번 R&D 투자와는 별도로 협력업체와의 동반성장에 1조2000억원, 산학 협력 강화를 위해 4조원 등 2010년까지 총 5조2000원을 투자키로 했다.
협력업체 지원사업을 부문별로 보면 ▲국산화 개발, 품질, 생산성 향상을 위한 설비 투자에 1조500억원 ▲협력회사 진단, 개선을 위한 전문가 조직 운영에 1080억원 ▲교육을 통한 협력업체 직원 육성에 320억원 등이다.
삼성은 또 산학협력 연구개발 지원을 통해 국내 대학의 경쟁력를 강화하고 산학장학생, 이공계 학생의 기업인턴 연수과정도 대폭 확대해 우수 기술인력을 대거 양성할 방침이다.
한편 이날 `2005 삼성기술전`에는 구조조정본부 이 부회장과 김인주 사장을 비롯해 삼성전자(005930) 윤종용 부회장, 이윤우 부회장, 최도석 사장, 황창규 사장, 최지성 사장, 이상완 사장, 이현봉 사장, 김재욱 사장, 삼성종합기술원 임형규 원장, 삼성SDI(006400) 김순택사장, 삼성전기(009150) 강호문 사장, 삼성코닝 송용노 사장, 삼성코닝정밀유리 이석재 사장, 삼성SDS 김인 사장, 삼성정밀화학 이용순 사장, 삼성토탈 고홍식 사장, 삼성엔지니어링 정연주 사장, 삼성화재(000810) 이수창 사장, 제일모직(001300) 제진훈 사장, 에스원(012750) 이우희 사장 등이 참석했다
올해로 5회째를 맞은 `삼성기술전`에는 각 사에서 출품한 119건의 첨단 기술들이 전시됐으며, 11일까지 삼성종합기술원 인근의 삼성전자 기흥사업장 체육관에서 비공개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