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진 현대제철 북미철강사업전략본부 전무는 3일(현지시간) 미국 루이지애나주 도널드슨빌 HPLS 현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직접환원철(DRI) 생산설비와 전기로가 바로 연결돼 있어 기존 전기로와는 차별화된 품질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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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전무는 “미국 최대 철강업체인 뉴코어의 전기로도 다른 곳에서 생산한 DRI를 가져와 자동차강판을 생산하지만, HPLS는 직접환원설비(DRP)와 전기로가 연계돼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며 “70년 넘게 축적한 현대제철의 전기로 운영 경험에 포스코의 자동차강판 기술력을 더해 품질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HPLS가 북미 자동차강판 시장 공략의 전초기지로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단순히 미국에서 철강을 생산하는 공장이 아니라 DRI부터 전기로, 열연·냉연까지 생산공정을 한곳에 구축해 자동차강판을 현지에서 완결하는 저탄소 생산기지이기 때문이다.
현대제철은 프로젝트 초기부터 판로를 상당 부분 확보했다. HPLS는 연간 270만t을 생산하며 이 가운데 자동차강판이 180만t, 일반강재가 90만t을 차지한다. 자동차강판 물량 중 현대차와 기아 미국 공장에 각각 40만t씩 총 80만t 공급이 확정됐다. 포스코도 60만t 판매를 계획하고 있다. 이를 합치면 자동차강판 생산량 가운데 140만t의 판로가 사실상 확보된 셈이다.
현대제철은 여기에 현대차·기아를 제외한 북미 완성차 업체를 대상으로 추가 판매도 추진하고 있다. 미국 현지에서 생산한 자동차강판을 현지 완성차 공장에 공급함으로써 고객사를 넓히고 가동 초기부터 생산설비의 안정적인 가동률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김 전무는 “현대차·기아 물량 외에도 북미 완성차 업체들에 추가로 판매하기 위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미국 현지에서 생산해 현지 자동차 업체에 공급하는 공급망을 구축하는 것이 이번 사업의 중요한 목표”라고 설명했다.
HPLS는 미국 전기로 시장의 기존 강자들과도 차별화된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미국은 전기로 중심의 철강 생산구조가 자리 잡은 대표적인 시장으로, 뉴코어 등 대형 철강업체들이 대규모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일반 철강재와 달리 고급 자동차강판, 특히 외판용 강재는 높은 성형성과 표면 품질이 요구돼 생산 난이도가 높다.
현대제철은 DRI 비중을 높이는 방식으로 이 같은 한계를 넘어선다는 계획이다. HPLS 전기로에 투입되는 철원은 DRI 75%, 철스크랩 25%로 구성된다. 철스크랩은 재활용 철강이라는 장점이 있지만 구리·주석 등 잔류원소가 포함될 수 있어 자동차 외판과 같은 고급 제품을 생산할 때 품질 관리가 중요하다. DRI를 대량 활용하면 이 같은 잔류원소 관리 부담을 낮추면서 고급강판 생산 기반을 확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상업생산 첫날부터 모든 종류의 고급 자동차 외판을 생산하는 것은 아니다. 현대제철은 2029년 상업생산 초기에는 상대적으로 성형 난도가 낮은 제품부터 양산하고, 생산 과정에서 품질을 안정화한 뒤 고급 강종으로 제품군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김 전무는 “가장 높은 수준의 성형성이 필요한 자동차 외판을 처음부터 모두 생산하는 것은 쉽지 않다”며 “초기 생산을 통해 품질을 안정화하고 단계적으로 고급 강종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회사는 2031~2032년께 고급 외판까지 제품군을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HPLS의 생산규모도 미국 내에서 상당한 수준이다. 총 투자비는 58억달러로, 연간 270만t의 철강 생산능력을 갖춘다. 현대제철은 공장이 계획된 생산능력을 모두 가동하고 제품 판매가 본격화할 경우 연간 매출이 약 4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지 인력 확보 역시 HPLS의 핵심 과제다. 공장에서 직접 고용하는 인력은 약 1300명이며 협력업체 등을 포함한 간접고용까지 합치면 약 5400개의 일자리가 만들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제철은 공장 인근에 교육센터를 건설하고 루이지애나 지역 대학들과 협력해 현지 인력을 철강 전문인력으로 양성할 계획이다.
김 전무는 “HPLS는 단순히 미국에 공장을 하나 더 짓는 사업이 아니다”며 “DRI와 전기로를 연계해 고급 자동차강판을 생산하고 이를 미국 현지 완성차 업체에 공급하는 새로운 철강 생산 모델을 구축하는 사업”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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