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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법 개정안, 상반기 처리 사실상 무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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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대웅 기자I 2026.05.08 05:05:03

李대통령 ''전조합원 선거 참여'' 의견
중앙회장 직선제 전환 추진에
野 이어 與 일부도 반대 목소리
공청회 12일로 연기...지지부진 우려

[세종=이데일리 서대웅 기자] 강호동 농협중앙회장과 임원들의 각종 비위 혐의로 촉발된 농협 개혁 과제를 담은 농협개혁법안(농협법 개정안)의 이달 처리가 사실상 무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야당은 물론 여당 내에서도 중앙회장 직선제 전환 반대 목소리가 나오면서 농협개혁 속도가 늦춰질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의원들이 지역구 내 농협 조합장 눈치 보기에 급급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의 설문 조사 결과 국민과 조합원 95%가 농협 개혁에 찬성한다는 결론이 나왔음에도 여러 이해관계에 밀려 개혁 자체가 동력을 잃을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농협 자율성 수호 비대위원과 농협중앙회 조합원들이 지난달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열린 농민공동선언식에서 농협법 개정이 졸속 입법이라고 주장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국민 95% 찬성했지만...조합장들만 반대

7일 국회와 관계부처 등에 따르면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농해수위)는 이날 열기로 한 농협개혁법 입법공청회를 12일로 연기했다. 애초 공청회를 열어 의견을 수렴하고 12일 법안소위와 전체회의에 법안을 상정할 계획이었으나 이를 소위와 상임위가 예정된 날에 한꺼번에 진행한다는 얘기다. 정부 안팎에선 이달은 물론 상반기 법안 처리가 사실상 어려워졌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농협개혁법은 전국 단위농협 조합장에게만 부여하고 있는 중앙회장 투표권을 모든 조합원들에게 확대(직선제 전환)하고, 농협에 대한 독립 감사기구(농협감사위원회)를 설치하는 내용이 골자다. 조합원 개인이 단위농협에 회계장부나 서류 열람을 청구할 수 있는 내용도 담았다. 중앙회장 직선제 전환은 이재명 대통령이 ‘모든 조합원이 선거에 참여할 수 있게 하는 게 좋지 않느냐’는 취지의 의견을 제시하며 당정이 결정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정은 농해수위 수석전문위원은 지난달 28일 법안소위에서 “중앙회장 조합원 직선제 도입은 대표성과 민주성을 강화한다는 차원에서 의의가 있다고 보인다”고 밝혔다. 자회사 경영에 대한 중앙회 이사들의 부당한 영향력 행사 금지를 의무화하는 내용에 대해서도 “회장의 암묵적인 지주회사 인사 개입 등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한 것으로 지주회사 경영상 독립성을 확보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무산땐 “여론 무시” 비판 불가피

야당은 물론 여당 내에서도 숨고르기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면서 농협개혁 자체가 지지부진해지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제기된다.

농해수위 소속인 문금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중앙회장을 선거인단을 통해 선출하는 내용의 법안을 지난달 13일 대표발의했다. 여기에 야당은 농협감사위 설치안을 두고 정부가 농협을 좌지우지하기 위한 악법이라며 농협개혁을 반대하고 있다. 강호동 중앙회장, 농협비대위원회도 같은 이유로 농협 개혁을 반대하는 중이다.

개혁이 무마될 경우 조합원과 국민의 여론을 무시했다는 비판이 나올 가능성도 크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달 21~24일 전국 농협 조합원 1079명과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조합원 94.5%, 국민 95.1%가 당정의 농협 개혁 과제에 찬성한다고 응답했다. 구체적으로는 중앙회장 직선제 전환에 대해 조합원 83.1%, 국민 90.5%가 찬성했으며, 농협감사위 설치는 조합원 85.8%, 국민 93.3%가 필요하다고 봤다.

반면 조합장들은 개혁에 반대하고 있다. 농협중앙회는 전국 조합장들을 대상으로 자체 조사한 결과 90%가 농협법 개정에 반대했다고 밝혔다.

농협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단위농협 조합장들은 직선제 전환이 본인의 권한 축소로 여겨 직선제를 반대하는 것”이라며 “의원들 중엔 지역구 내 조합장들 의견을 무시할 수 없어 농협개혁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기도 하지만, 조합장이 아닌 국민과 조합원들 의견이 어떤지 봐야 한다”고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농협비대위가 최근 국회 앞에서 집회를 열었는데 현 비대위는 ‘강호동 라인’으로 구성돼 있다”며 “조합원들 의견이 제대로 반영돼있지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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