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플라스틱 재활용' 대기업 진출 두고 '설왕설래'

함지현 기자I 2022.09.13 10:47:51

대기업 "ESG 시대 친환경 먹거리"…SK·LG·롯데 등 관심
중소기업 "고물상까지 뺏어가느냐"…중기적합업종 요구
양측 이견 커…동반위, 중재 시도…중기적합업종도 고심

[이데일리 함지현 기자] 폐플라스틱 재활용의 대기업 진출을 두고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갈등이 벌어지는 모습이다.

대기업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시대를 맞아 친환경 사업에 진출하는 게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고, 중소기업은 이른바 ‘고물상’까지 대기업이 진출하는 게 타당하지 않다고 맞서고 있다.

이에 동반성장위원회는 중재안을 마련하겠다는 입장이다. 다음 주 중소기업 적합업종 권고안을 마련할지 여부도 고민하고 있다.

(사진=삼일PwC)
1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동반위는 ‘플라스틱재활용업’과 관련한 대·중소기업 간 중재에 나서고 있다.

플라스틱재활용업은 플라스틱선별업, 플라스틱원료재생업 등을 주로 하며 친환경 미래 먹거리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 삼일PwC는 보고서를 통해 “글로벌 재활용 시장은 각국 정부의 지원과 기업 투자 증가, 소비자의 환경 의식 강화로 향후 연평균 6% 수준 성장이 전망된다”며 “시장 규모와 성장성을 모두 향후 순환 경제를 이끌 핵심 분야는 폐플라스틱과 폐배터리”라고 꼽았다. 그러면서 폐플라스틱의 글로벌 재활용 시장 규모가 지난 2019년 368억달러(50조6000억원)에서 오는 2027년 638억달러(87조7000억원)로 73%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러한 플라스틱재활업을 두고 대기업과 중소기업 양측 입장 차이는 좀처럼 좁혀지지 않는 모습이다. SK지오센트릭, SK에코플랜트, LG화학, 롯데케미칼, 제이에코사이클, 삼양패키징 등 대기업은 시장의 성장 가능성과 ESG사업에 따른 이미지 제고 등을 이유로 하나둘 관련 사업에 뛰어드는 모습이다. 최근에는 SK지오센트릭이 친환경 소재 확대 등을 위해 오는 2025년까지 국내외에 5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하지만 한국자원순환단체총연맹을 중심으로 한 중소기업계는 이 같은 움직임에 정면으로 반박한다. 영세·중소기업들이 그동안 버티듯 사업을 해 왔는데 자본력을 앞세운 대기업이 진출한다면 생존권에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동반위는 양측 간 중재에 나서고 있다. 중소기업은 물리적인 재활용인 가능한 폐플라스틱 수거와 생활폐기물 재활용을 담당하고, 대기업은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화학적 재활용’을 맡는 방향을 내세우고 있다. 다만 양측 입장이 좁혀지지 않는다면 다음 주 열릴 본회의에서 이를 중기 적합업종으로 지정하는 안건을 상정하는 방법도 고민 중이다.

동반위 관계자는 “플라스틱재활용업을 두고 중재안을 만들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방안이 나온 게 없어 얘기하기 조심스러운 상황”이라며 “이견이 계속되면 다음 주 본회의에 중기적합업종이 안건으로 상정·공고될 수도 있다. 세부적인 내용은 계속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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