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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올해 초 디즈니 지분을 대규모로 청산했던 서드포인트는 최근 10억달러(약 1조원) 규모의 디즈니 지분을 재매수했다며, 디즈니에 일련의 변화를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억만장자이자 대표적인 행동주의 투자가인 다니얼 롭은 밥 채펙 디즈니 최고경영자(CEO)에게 보낸 서한을 통해 상당한 규모의 디즈니 지분을 매입했다는 사실을 알리고 여러가지 문제에 대해 서드포인트와 협력할 것을 촉구했다.
롭은 우선 디즈니의 OTT 사업인 ‘디즈니 플러스(+)’의 성장을 칭찬하면서 디즈니가 보다 적극적으로 비용을 절감해 포트폴리오를 변화시키기 위한 우선 순위를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디즈니가 ESPN을 분사하고 컴캐스트로부터 훌루의 지분을 매입할 것을 촉구했다.
디즈니는 OTT서비스인 ‘ESPN+’를 통해 ESPN과 자매 네트워크 ESPN2의 스포츠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월 구독료는 10달러로 올해 2분기 가입자 수는 2280만명을 기록했다. 전년동기대비 53% 증가한 수치다. 롭은 “(ESPN) 분사는 디즈니 주주들에게 장기적으로 더 나은 가치를 가져다 줄 것이며, 기업은 더이상 코드 커팅(유료 방송 케이블 시청자가 가입을 해지하고 새로운 플랫폼으로 이동하는 것)의 유령에 시달리지 않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롭은 또 디즈니가 2024년 마감일 전에 컴캐스트로부터 인수하기로 한 훌루의 지분 33%를 조속히 매입해 디즈니+의 플랫폼에 훌루를 통합할 것을 요구했다.
아울러 롭은 서한에서 디즈니가 이사회 구성을 재고하고 서트포인트가 추천한 새로운 이사회 멤버들을 검토해 줄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디즈니측은 서트포인트의 요구에 대해 “우리는 모든 투자자들의 의견을 환영한다”면서, 이사회는 평균 4년 임기로 지속적으로 교체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롭은 이전에도 디즈니에 투자한 이력이 있는데, 최근엔 2020년부터 2년간 지분을 보유하면서 디즈니가 스트리밍 서비스를 강화하도록 압박한 바 있다. 이밖에도 서드포인트는 2020년 말 인텔에 반도체 설계와 제조를 분할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촉구했으며, 지난해 10월에는 쉘에 석유사업과 재생에너티 부분을 쪼개 2개 회사로 분할하는 것을 검토할 것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