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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계의 애플’로 불리는 미국 스페셜티 커피전문점 블루보틀이 3일 성수동에 1호점을 열었다. 블루보틀을 안내하는 간판이나 문구도 찾아볼 수 없었지만 정식 오픈시간 3시간 전부터 성수동 1호점 앞에는 긴 대기행렬이 늘어섰다. 주문을 받는 지하 1층부터 1층 매장 밖까지 사람들이 가득했고, 오전 8시가 되자 약 400여명까지 늘어났다.
한국에서 판매하는 첫 블루보틀 커피를 맛보기 위해 온 사람들은 뚝섬역 인근 직장인부터 블루보틀 마니아 학생들, 딸과 함께 온 70대 어르신까지 다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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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 오픈 현장을 지켜본 창업자 제임스 프리먼(52)은 “16년 이상 커피를 만들고 고객들을 대해왔지만 이렇게 열정적인 반응은 처음”이라며 놀라워했다.
그는 이어 “삼청동 2호점에 이어 올해 두 곳을 더 낼 계획”이라며 “블루보틀을 찾아 일본, 미국 등으로 성지순례를 떠날 만큼 뜨거운 팬심을 보여준 한국 고객들에게 보답하기 위해 더 좋은 커피를 개발하고 만들겠다”고 전했다.
성수동 1호점은 로스터리(원두를 볶는 시설)와 바리스타 교육, 시음회가 진행되는 공간인 ‘트레이닝 랩’을 갖추고 있다. 손님들이 이용할 수 있는 좌석은 약 80석 규모다. 25명의 바리스타들이 고객 한명 한명의 커피 취향을 파악해 주문을 받는다.
메뉴는 에스프레소·아메리카노(5000원)부터 모카(6500원), 라테(6100원) 등 15종이다. 에스프레소를 기준으로 비교하면 미국 3.5달러(약 4075원), 일본 450엔(약 4698원)보다 조금 비싼 수준이다. 블루보틀의 대표 음료 뉴올리언스의 한국판매가는 5800원이다.
블루보틀 마니아인 대학생 이현주(25)씨는 “일본여행에서 맛본 커피보다 더 신선하고 맛있는 것 같다”면서 “가격은 몇백원 정도 더 비싸지만 일본까지 가서 마시지 않아도 되고 한국에서 맛 볼 수 있다는 것 만으로도 좋다”고 말했다.
한편 블루보틀은 음악가 출신의 창업자 제임스 프리먼이 2005년 샌프란시스코 벼룩시장에서 작은 손수레로 시작했다. 샌프란시스코에 첫 매장을 연 뒤 현재 미국과 일본, 한국에만 진출해 있다. 로스팅(원두를 볶는 것)한 지 48시간 이내 싱글 오리진 원두를 사용하고, 바리스타가 직접 손으로 커피를 내려주는 ‘슬로우 커피’를 원칙으로 해 ‘커피업계의 애플’로 불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