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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온 파테나 미국 전 국방부 장관은 2일(현지시간) ABC방송 디스위크에 출연해 6·12 북미정상회담에 대해 “그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악수를 나눴고, 대화를 주고받았을 뿐”이라며 이같이 평가했다. 그는 “다양한 측면에서 문제가 있었다. 시작부터 실패가 예정돼 있었다. 회담 전에 반드시 했어야 할 준비 작업들이 하나도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의 네 번째 북한 방문 계획을 취소했다. 당시 그는 “한반도 비핵화와 관련해 충분한 진전을 이뤄내지 못하고 있다고 느끼기 때문에 폼페이오 장관의 방북 취소를 지시했다”면서 “폼페이오 장관은 중국과의 무역 문제가 해결된 뒤 가까운 장래에 북한으로 갈 것을 기대하고 있다. 그 사이 나는 따뜻한 존경심과 존중심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보낼 것이다. 나는 그를 곧 만나게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ABC방송은 이에 대해 “북한과의 정상회담 직후 ‘더 이상 북한이 미국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며, 미국인들이 마음 편이 잠을 자도 된다’고 했던 때와는 대조적인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파테나 전 장관도 “(축하를 위한) 풍선과 색종이가 사라지고 나면, 북한에게 비핵화를 위해 필요한 일을 하도록 요구하는 것은 아무 것도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반도 비핵화와 관련해 ‘손에 쥘 만한’ 가시적인 성과가 없을 것이라는 얘기다.
파테나 전 장관은 “지금 해야 할 일은 정상회담 이전에 하지 못했던 기본적인 외교 작업이다. 관련된 모든 이슈를 살펴보고, (협상) 테이블에 올려놓은 뒤 북한, 바라건대 한국, 일본과도 외교적 절차를 밟아나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우리는 북한의 핵시설이 어디에 있는지, 미사일 시험 시설이 어디에 있는지, 그들의 수많은 화학(무기) 시설이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 우리는 어떠한 형태의 조사도 하지 못했다. 그러한 모든 것을 테이블 위에 올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반드시 논의돼야만 하는 것들이지만 우린 아직까지 그러한 이슈들에 대해 진지한 회의를 가진 적이 없다”면서 진중한 외교적 대응을 촉구했다.
파테나 전 장관은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에서 국방부 장관 및 중앙정보국(CIA) 국장을 지낸 인물로,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정책에 비판적인 발언을 이어왔다. 그는 북미정상회담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직감만 믿고 회담에 참여할 가능성이 있는데, 이는 재앙의 지름길”이라고 비판한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