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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한폭탄 쥔 현대상선, 5월말까지 용선료 인하협상 사활

최선 기자I 2016.04.24 17:03:38

시세보다 2~10배 비싼 장기 용선계약이 발목 잡아
용선료 협상후 재계약 성공하면 2000억원 안팎 비용절감
용선료 협상 실패시 채권단 지원 사실상 어려워
법정관리 회피 위한 사투..한진해운도 용선료 인하 노력

중국~한국~러시아 신규 컨테이너 노선에 투입되는 현대상선 컨테이너선 ‘현대 유니티’호. 현대상선 제공.
[이데일리 최선 기자] ‘용선료에 발목 잡힌 회사의 회생 가능성을 높여라.’ 위기의 국적 선사 현대상선(011200)이 선박을 빌려쓰는 돈인 용선료 인하 협상에 사활을 걸고 있다.

현재로서는 전망이 밝은 것으로 보이지만 현대상선은 안심하지는 않는 분위기다. 금융당국과 채권단이 시한을 준 5월말이 넘어서면 법정관리에 들어설 수 있다. 벼랑 끝에 현대상선이 서 있다는 얘기다.

용선료 인하가 현대상선 회생의 열쇠가 되는 이유는 현재 현대상선의 용선료가 지나치게 비싼 수준이기 때문이다. 선주들을 설득해 용선료를 깎지 못하면 채권단의 자금지원도 효과를 볼 수 없기 때문에 현대상선의 자구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현대상선은 호황기 선주사들과 장기 용선 계약으로 시세보다 적게는 2배에서 많게는 10배에 달하는 용선료를 지불하고 있다.

현대상선은 20~30% 용선료를 인하해 선주들과 계약서를 다시 쓰기 위한 작업에 골몰하고 있다. 22개 선주사 중 60% 정도는 용선료 인하에 긍정적인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나머지 선주들과는 막바지 협상을 하고 있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선주들도 현대상선이 시세보다 비싼 용선계약을 맺었다는 점에 공감하고 있어 협상에는 진척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현대상선이 보유한 컨테이너선 57척 중 59.6%인 35척(24만3743TEU)은 모두 장기계약으로 선주사로부터 빌려온 배들이다. 선박마다 계약기간은 다르지만 5~12년 간 장기사용을 전제로 계약돼 있다. 호황기에는 유리했지만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시세가 추락한 용선시장에서는 불리한 계약이 돼 버렸다.

이번 용선료 인하협상에 성공하면 지난해 현대상선이 지불한 용선료가 1조8793억원에 달했다는 점을 감안해 1870억~2810억원 이상의 비용절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상선은 용선계약의 절반 분량에 대해서 협상을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채권단 자율협약을 결정한 한진해운(117930)도 용선료 부담을 줄이기 위한 작업에 들어간 상황이다. 현대상선보다는 저렴한 가격에 뱃삯을 지불하고 있지만 최대한 비용을 절감하자는 취지에서다. 올해 한진해운이 지출해야 할 용선료는 9288억480만원, 2021년 이후까지 계약된 용선협상에 따라 지불해야할 금액은 5조5480억원에 달한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현대상선처럼 용선료 인하 전담팀을 꾸려 공격적으로 대응하고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이전보다 용선료 인하 의지를 강화해 협상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자료=alphalin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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