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는 오는 17일 오후 2시 서소문공원 광장 일대에서 염수정 천주교 서울대교구 추기경과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박원순 서울시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서소문역사공원 기념공간 건립공사’ 기공식을 연다고 밝혔다.
총 사업비 460억원이 투입되는 이번 공사는 2017년 말까지 서소문공원 일대(2만1363㎡)를 리모델링해 지상은 조선 후기 사회변화와 종교적 장소성을 띤 역사공원으로, 지하는 순교성지와 순교자 추모 등을 표현하는 기념공간 등 역사문화공원으로 조성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올해 기존 시설물을 철거하는 1단계 공사 후, 박물관에 준하는 역사전시장과 기념타워, 하늘광장, 기념전당 등 복합공간이 들어서는 2단계 공사가 마무리 되면 2018년 상반기에 개방한다.
서소문 밖 네거리는 원래 조선시대 죄인들을 처형하던 장소로 많은 천주교인들과 조선의 실학자, 개혁사상가들이 핍박받았다. 여기서 처형된 천주교인 44명은 성인으로 시성됐으며 25명도 추가로 성인으로 시성될 예정이다. 지난 2014년 8월에 방한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광화문 시복 미사에 앞서 이곳을 참배하기도 했다.
중구 관계자는 “역사문화적 높은 가치에도 서소문공원은 서울역 철길로 주변과 단절된 채 노숙인 쉼터로 남아 있었다”며 “서소문공원과 중림동 지역을 철도 복개 등의 방법으로 도심과 연결하고 서울역에 새로 건설되는 컨벤션센터의 녹지 축과 연계시키면 4만1000㎡의 대형 도심 녹지 공간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서소문역사공원을 명동성당, 약현성당, 당고개성지, 절두산성지, 새남터와 이어지는 세계적인 성지순례 코스로 조성한다는 방침이다.
최창식 구청장은 “우리는 그동안 소중한 역사문화자원을 경시한 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며 “근·현대 역사와 스토리를 담고 있는 서소문성지를 역사문화공원으로 조성해 천주교인뿐만 아니라 국내외를 찾는 관광객들도 찾는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거듭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