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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를 켰다 하면 등장하는 싸이의 ‘말춤’. 한 사람이 너무 많은 광고에 등장하다 보니 제품 특성과 이미지는 반감되면서 이렇다 할 차별성이 없어 오히려 역효과가 날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16일 업계 따르면, 싸이는 현재 LG유플러스, 삼성전자, CJ제일제당, LG패션, 농심, 놀부 등 10여 곳과 모델 계약을 맺고 맹활약 중이다. 월드 스타로 떠오른 싸이를 모델로 잡기 위한 광고주들의 러브콜은 여전히 쇄도하고 있다. 싸이의 몸값은 1년 전속 5억~7억원 선까지 치솟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싸이의 치솟는 몸값에 비해 광고 효과는 미지수다. 유명 모델을 사용할 경우 짧은 기간 매출이나 브랜드 인지도를 상승시킬 수 있지만 정작 소비자들은 광고모델의 잦은 출연에 싫증 날 수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김연아’와 ‘이영애’의 사례다.
지난 2008년 온 국민의 관심은 피겨요정 김연아에게 쏠렸다. 김연아는 하우젠 에어컨, 현대자동차, 매일 ESL우유, 라끄베르 등 15개 가량의 광고에 한꺼번에 출연했다. 당시 업계 광고모델 선호도에서도 1위를 달렸다. 하지만 광고효과는 당시 선호도 20위권이던 문근영에도 못 미쳤다. 문근영이 출연한 미스터피자 광고는 2위인 반면 김연아가 나온 하우젠 에어컨 광고와 매일 ESL우유로 각각 16위, 25위에 머물렀고 나머지는 50위권에 그쳤다.
이영애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영애가 전성기일 당시, ‘이영애 하면 가장 먼저 생각나는 브랜드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전체 응답자의 47.5% 가 LG카드를 꼽았다. 자이와 드라마, 엘라스틴, 웅진코웨이라고 답한 비율은 10% 안팎에 그쳤다. 광고주들의 생각과 달리, 소비자들은 제품이 아닌 모델만을 기억한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각에서는 인기 모델이나 배우, 스포츠 스타에 집중되는 ‘광고모델 쏠림’ 현상을 비판적인 시각으로 보고 있다. 광고모델의 무분별한 겹치기 출연은 결국 모델만 남길 뿐, 제품은 사라지는 역효과가 난다는 주장이다.
이명숙 SK마케팅앤컴퍼니 CP2팀장은 “단기간에 기하급수적으로 이슈화된 만큼 그 인기가 시들해질 것으로 보는 경우도 많다”면서 “브랜드 전략에 상관없이 기존 모델에 덕을 보려는 마케팅이라면, 소비자들도 지루해 결과적으로 독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문기 브랜드38연구소 소장은 “광고주 입장에선 집중도와 영향력이 큰 인기 모델을 이용해 매출이나 브랜드 인지도를 단기간 올리고 싶어하지만 이런 효과는 일시적”이라며 “출연 광고가 많아지면 이미지가 충돌하고, 인기모델의 강한 이미지에 가려 실제 제품이미지는 반감되거나 방해를 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