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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억만장자들의 고민…"당국 칼날 피해 어떻게 돈 벌까"

최정희 기자I 2015.04.09 10:20:27

`부패와의 전쟁`의 희생양
해외 부동산 투자..어디가 오를까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중국 수 천명의 억만장자에게 요즘 두 가지 고민이 생겼다. 중국 당국이 `부패와의 전쟁`을 선포한 이후 억만장자가 그 타깃이 되고 있다. 알리바바그룹 마윈 회장의 뇌물 수수 의혹 등이 제기된 것도 이런 부분이 크게 작용했다. 또 다른 하나는 해외로 자산을 옮기면서 어느 곳에 투자할지다.안정적으로 자산을 보호하면서도 투자 수익을 높일 수 있는 곳을 찾는데 혈안이 돼 있다.

8일(현지시간) 미국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중국 재계정보 조사기관 후룬연구소는 중국의 억만장자는 공식적으론 약 478명일 것으로 추측되고 있지만 이는 빙산의 일각일 뿐 실제론 1200명에 달한다고 밝혔다. `태양왕`이라고 불리는 태양광업체 하너지박막발전을 보유한 하너지홀딩스그룹의 창업자 리허쥔이 260억달러를 보유해 1위다. 그 뒤를 마윈, 완다그룹 왕젠린 회장이 따르고 있다.

◇ `부패와의 전쟁`..꽌시를 찾아서

당국이 수 천명에 이르는 중국 갑부들을 대상으로 부패 단속에 나서면서 많은 사람들이 횡령이나 사기 등으로 구속되고 일부는 사형이 선고되기도 했다. 후룬연구소의 설립자 루퍼트 후게베르프는 “부자에 대한 당국의 단속은 중국에서 정치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당국의 부패와의 전쟁에서 ‘부자’는 공격하기 쉬운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중국 최고 부자인 리허쥔 역시 사기꾼이란 혹평을 받기도 했다. 올해 초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하너지홀딩스에 대한 분식회계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잭 마윈도 전자상거래에서 가짜 상품을 단속하지 않고 뇌물 수수 등을 받았단 의혹을 샀다.

후게베르프는 “많은 기업들이 흔들리고 있다”며 “이런 기업인들은 아침에 일어나 다음에 누가 체포될지 알아내려고 애쓴다. 그 다음엔 그와 연결고리가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파악하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심지어 정부 관료들과 부자들의 연결고리를 추적하는 웹사이트까지 있다고 덧붙였다. 부자들이 타겟이 된 부패와의 전쟁에서 탈출하기 위해 ‘꽌시(중국 특유의 대인관계를 중요하게 여기는 문화)’를 동원하기 위해 혈안이 돼 있다는 얘기다.

◇ 미국으로 자산을 옮기자..부동산 투자 붐

또 하나는 해외로 자산을 옮기는 일이다. 당국이 부자들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면서 해외로 거주지를 옮기거나 자산을 옮기는 사태가 속출하고 있다. 후룬연구소에 따르면 부유한 중국인의 64%가 해외로 이주했거나 향후 몇 년 내에 해외로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부자 중국인들은 자신이 갖고 있는 대규모 자금을 들고 어디에 부동산을 투자할지 고민하고 있다. 후룬은 가장 각광받는 곳으로 미국을 뽑았다.

후게베르프는 “중국은 정체돼 있다. 그래서 그들은 성장하는 시장을 찾고 있다. 미국은 많은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곳이다”고 말했다. 부자 중국인들은 안정적인 정치체제와 함께 그들의 자산을 넣어둘 곳을 찾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미국 부동산을 구입한 해외투자자들 중 중국인이 가장 많았다. 이들은 무려 220억달러의 부동산을 매입했다. 주로 거주지였다.

후게베르프는 “다음 부동산 물결은 중국 회사가 될 것”이라며 “투자자들은 미국에 상업용 부동산을 짓고 사들일 것”이라고 말했다. 로스앤젤레스, 시카고, 브루클린 등이 주목을 받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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