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윤남 대신증권리서치센터장] 코스피지수가 연일 급락하면서 1800선마저 위협받고 있다. 5월초 2.44%까지 떨어졌던 국고채 3년물 금리도 3%를 훌쩍 넘어섰다. 미국의 10년물 국채 금리도 5월초 1.62%에서 2.54%까지 급등했다.
외국인의 자금 이탈도 심상치 않다. 90년대 후반 아시아 외환위기와 유사하게 한국뿐 아니라 신흥시장에서도 자금이 동시에 이탈하고 있다.
하지만 필자는 그럼에도 낙관론을 유지하고자 한다. 한국 주식시장은 현재가 바닥권이며, 하반기엔 다시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
우선 코스피시장이 절대적으로 저평가돼 있다. 주당순자산가치 산정 방식에 따라 주가순자산배율(PBR)이 증권사마다 차이가날 순 있지만 대체적인 컨센서스는 1800선 초반이 PBR 1배에 해당한다. 현재 주가수준은 자산가치마저 밑돌고 있다는 얘기다. 2014년 이후 한국 기업들의 성장이 멈춘다고 해도 장부가치가 떨어지진 않는다.
한국 기업들의 자산상각 가능성도 분명 외환위기나 금융위기 당시와는 다르다. 주요국에서 새로운 정부가 들어선 만큼 극단적인 글로벌 신용위기를 방치할 가능성은 낮다. 긴축을 표방하고 있다고 보여지는 중국의 시진핑조차 신용위기는 피하고 싶을 것이다.
필자의 낙관이 무모하게 들릴 수 있다. 그렇지는 자산시장의 미래는 현상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는 경우가 많았다. 필자는 아무도 ‘양적완화 조기종료 우려’를 거론하지 않던 6개월 전부터 이미 올 상반기 중 악재로 불거질 수 있음을 언급해왔다는 사실을 기억해 주기 바란다.
현재의 주가 조정은 일시적인 것으로 판단한다. 실물경제가 꽤 많이 회복했다는 사실을 아직 믿지 못하는 투자자들이 많아 유동성 축소는 당장 커다란 두려움으로 다가오고 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주식시장은 이 두려움을 극복할 것으로 믿는다.
실제로 미국 경제는 양적완화가 필요 없었던 시기로 회복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는 소비 여력을 나타내는 주택가격이다. 미국의 5월 집값(기존주택 판매의 중간가격)은 2008년 9월 리만사태 당시보다 높고 이미 2007년 10월 수준까지 상승했다.
경제 펀더멘털도 양적완화1·2 종료 때와는 다르다. 양적완화1·2 종료 전후 미국의 월간 고용은 마이너스로 급락했고 소매판매액도 줄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투자자들은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키울 것으로 본다. 한국 경제 또한 하반기 이후 회복국면으로 들어설 것으로 예상한다. 하반기에는 대략 3% 이상의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믿는다.
특히 7월 후반 발표되는 2분기 경제성장률은 한국 경제가 바닥권을 탈출하고 있다는 증거를 보여줄 전망이다. 하반기 기대감은 성장률 통계발표 이후 빠르게 살아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글로벌 스마트머니는 내달 10일 미국 FOMC 의사록 공개일이나 혹은 21일 일본 참의원 선거일을 기점으로 또 다시 위험자산에 대한 베팅을 시작할 것으로 본다. 지난달 22일부터 시작된 엔화강세와 금리상승, 그리고 주가조정 과정에서 드러나듯 스마트머니는 시장의 두려움과는 반대로 움직여왔기 때문이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금리상승의 이유도 점차 ‘유동성 축소 우려’에서 ‘경기회복 기대감’으로 바뀔 것으로 예상한다. 양적완화 규모축소 우려는 오래 가지 않을 것이다.
경기회복에 대해 자신이 없는 국내 주요 기관들조차 주식에 대한 자산배분 비중을 늘릴 수 밖에 없다. 최근 4년 이상 채권 투자의 달콤함에 젖어있는 거액자산가들도 주식 쪽으로 귀환할 것으로 본다. 하반기 국내 자금의 증시 유입과 주가 상승을 믿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