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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의 야심작 `쉐보레`, 애국심까지 바꿔 놓을까?

이창균 기자I 2011.01.21 14:43:38

국내 자동차업계, 쉐보레 론칭 효과에 주목
업계 "큰 영향은 없겠지만..새 바람 몰고 올 지 지켜봐야"
국산차 선호하는 국내 소비자 특성..`구매 태도` 변화 관심

[이데일리 이창균 기자] 국내 자동차 업계가 `쉐보레(시보레)` 변수에 주목하고 있다. 국내 완성차 업계 3위 업체인 GM대우가 `대우` 브랜드를 떼고 올해 생산·판매할 신차에 쉐보레 브랜드를 달기로 했기 때문이다.
 
영화 `트랜스포머` 등을 통해 마니아와 젊은층들에게 인기를 끌면서 신흥시장에서 괄목할 만한 신장세를 보여온 쉐보레. 오는 3월부터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본격 판매될 경우 현대차그룹이 독주하는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판도 변화의 촉매가 될 것인지가 업계의 관심사다.
 
국내 자동차 시장의 특징 중 하나로 애국적 구매(수입차보다는 국산차에 대한 선호) 성향이 지목되는 상황에서 `대우`를 없앤 GM이 해외 브랜드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도 눈길이 쏠리는 대목이다.
 
◇ "큰 영향 못 미칠 것"..독과점 시장에 새 바람?
 
일단 국내 자동차 업계는 GM의 새 브랜드 전략이 자동차 시장 판도에 큰 변화를 불러오지는 못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내 완성차 A사 한 고위 관계자는 "GM이 대우라는 회사명을 떼고, 자체 브랜드로 마케팅에 나선다 해도 현대·기아차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국내 자동차 시장 판도에 큰 영향을 미치진 못할 것으로 본다"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현대·기아차가 오랜 기간 독주해온 국내 시장의 특수성이 쉐보레 하나로 일거에 바뀌기는 어렵다고 지적한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자동차 업체들의 시장 점유율은 현대·기아차(78.1%), 르노삼성(10.7%), GM대우(8.4%), 쌍용차(2.2%) 순으로 1위와 2~3위권 사이 격차가 여전히 크다.
 
업계 다른 관계자도 "GM이라는 해외 자동차 업체의 명칭이 GM대우 사명 안에 이미 들어있던 상황이라 소비자들이 별로 민감해하지 않을 것"이라며 "또 내수용으로는 현대·기아차가 구축한 판도가 이미 확고해서, 브랜드 요인만 갖고는 별 영향을 미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 마이크 아카몬 GM대우 사장이 지난 20일 기자회견에서 사명 변경과 쉐보레 브랜드 도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반면 쉐보레 브랜드의 도입이 국내 시장에서 어떤 형태로든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도 일부에선 나오고 있다.
 
국내 완성차 B사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들에게도 인지도가 높은 쉐보레를 도입키로 한 것은 GM대우에는 좋은 선택"이라며 "사실상 독과점 형태인 현재 국내 자동차 시장에 쉐보레가 새 바람을 몰고 올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일"이라고 지적했다.
 
◇ `대우`와의 결별..소비자 구매 태도에 미칠 영향은
 
지난 8년 동안 유지했던 대우 브랜드와 결별한 GM의 결정이 애국적 구매 성향으로 유명한 국내 자동차 구매자들의 분위기에 변화를 일으킬 것인지도 주목되는 부분이다.

한국수입차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수입차들의 국내 시장 점유율은 도합 5.8%에 머물렀다. 각종 해외 브랜드들이 들어오고 있지만 100명 중 6명 정도만이 국산차가 아닌 수입차를 선택할 정도로 자동차에 대한 우리 국민들의 애국적 성향은 유별나다. 
 
수입차 업체 관계자는 "최근 들어 판매량이 계속 증가하고는 있지만, 국내 소비자들은 `수입차는 비싸고, 주위 사람들 눈총에 직장까지 몰고 다니기 부담스럽다`는 인식을 여전히 갖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업계는 GM 쉐보레가 소비자들의 구매 태도까지 바꿀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 `가능성은 반반`으로 보고 있다.
 
국내 완성차 C사 관계자는 "국내 소비자들이 차를 구매할 때 애국 성향을 갖고 있다는 점은 변수"라며 "대우와의 결별이 국민 정서상 안 맞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GM대우로서는 쉐보레의 정체성을 잘 구축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언제까지고 애국 성향으로만 차를 구입할 것이라고 믿는 것은 오산"이라며 "쉐보레의 등장을 환영하면서, 이를 통해 다른 국내차 업체들이 긴장감을 갖기를 바라는 소비자도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국내차 업체들은 어떻게 하면 합리적인 품질과 가격, 서비스로 소비자를 만족시킬 수 있을 것인지부터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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